[기자수첩]"사장님 구합니다" 예보 수난시대

입력 2012-04-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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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희 금융부 기자

내가 근무하는 곳의 사장 자리가 외면받는다면 일 하고자 하는 의욕은 상실하고 허탈감만 가득할 것이다.

지금 예금보험공사의 분위기가 꼭 그렇다. 금융권의 예금자를 보호하고 금융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이바지 하고자 설립됐지만 뒷방으로 물러나 있는 꼴이다.

예보는 지난 13일 다음달 25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승우 사장 후임 공모를 오는 20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번이 재공모라는 것이다.

앞서 예보는 이달 3일부터 12일까지 신임 사장 후보자 접수를 실시한 바 있다. 금융권 안팎으로 하마평이 거론되면서 직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나 결과는 요샛말로 ‘헐’이었다. 딱 한 명만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이다.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임원추천위원회는 재공모 하기로 결정했다.

수난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1차 공모 기간 때 예보 내에서는 이승우 현재 사장의 향후 거취도 화제거리였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 후보로 당시 거론됐었기 때문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예보 사장으로 힘든 임기를 보냈던 이승우 사장이 잘 됐으며 하는 바람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이후 총 4명의 금통위원이 학계 2명, 관계·기업계 1명씩 내정됐다. 예보 사장은 ‘잘해야 본전’이란 씁쓸한 이미지만 갖게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예보 사장 자리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많은 업무량에 비해 낮은 연봉이라고 말한다. 현재 예보 사장 연봉은 1억7000만원 수준으로 경영실태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으면 성과급이 100% 반영돼 3억4000만원 정도 받는다. 그러나 보통 2억500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억원을 넘나드는 국내 시중은행장들보다 턱없이 낮으니 명예도, 부도 챙길 수 없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예보 직원들은 국내 금융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하다고 토로한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금융감독원, 중앙은행 다음으로 금융안정기능을 목적으로 한 예보가 중요한 위치인데 국내엔 아직 그런 부분에 대해선 미성숙하다”고 말했다.

돈과 명예가 아닌 금융산업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인물 있다면 예보의 이 같은 수난시대는 길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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