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실시된 프랑스 대선 1차투표에서 예상대로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 소속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6일 실시되는 결선투표에서 과연 사르코지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 뒤지는 지지율 격차를 극복하고 재선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사르코지의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 프랑스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강한 국가론’을 기치로 하고 있는 사르코지는 올랑드에 15%포인트 정도 뒤쳐졌으나 한달 전 남부 툴루즈에서 유대인 총격사건이 발생한 이후 격차를 6%포인트까지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격차는 다시 1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상태다.
유권자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채무위기에서 프랑스 경제를 살리고자 동분서주했음에도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실업률이 13년 사이에 최고 수준인 10%에 이른 데 대한 실망감이 크다.
또 사르코지 정부가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긴축정책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17년에 달하는 우파의 장기집권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의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프랑스 우파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을 비롯해 사르코지의 측근이었던 유력한 우파 인사들이 올랑드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나선 것도 사르코지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따라 사르코지 진영에서는 앞으로 2주일 동안 합종연횡을 통해 우파를 결집하면서 중도 성향의 표를 결집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르코지 진영은 ‘좌파가 당선되면 그리스와 이탈리아처럼 몰락하게 될 것’이라는 경제 논리와 반이민·반이슬람 노선을 외쳐 보수 우파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사르코지 측은 중도파를 잡기 위해 중도정당인 민주운동의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에게 당선 시 총리직 보장을 제안한 한 상태다.
사르코지는 올랑드 후보를 넘어서기 위해서 극우파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의 지지표를 모두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르펜 후보 지지자 가운데 20%는 양자 대결시 사르코지보다는 올랑드를 선호하는 경향이라는 점이 부담이긴 하지만 1차투표에서 르펜 후보가 20%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은 사르코지에게 가능성을 남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남은 2주일동안 극우파의 표심을 더욱 자극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맞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여유 있게 사르코지에 앞서 있는 올랑드 후보는 ‘이미 판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대세론 속에 돌발변수 차단에 주력하며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랑드는 선거 전 막판에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들고 나왔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국가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동결한 최저임금 문제를 건드림으로써 서민층 공략한 셈이다.
올랑드 진영은 아울러 나흘간의 2차대전 승전기념일인 5월8일 연휴 기간에 치러지는 결선투표 때 지지자들이 이탈하지 않고 투표에 참여하도록 결속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