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인턴 채용에 있어서도 학력이나 스펙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정분야의 역량만 보고 선발하거나 면접기간도 하루로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택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취업지망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해도와 소통능력이 뛰어난 인재만을 골라 소셜부문 인턴사원을 선발했다. ‘소셜매니저’라는 직책의 인턴사원들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게 된다.
인턴 선발과정에서 학력과 어학점수 등 소위 말하는 ‘스펙’은 평가기준에서 제외된다. 대신 다양한 미션을 줘 SNS 상에서 많은 공유와 댓글을 이끈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최종면접을 제외한 전 채용 과정은 SNS상으로만 이뤄진다는 것도 특이사항이다.
현대자동차도 최근 새로운 방식의 ‘H Innovator’ 인턴사원 선발에 나섰다. 스펙 기재란을 없애고 각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인턴 채용이 진행된다.
그중 이색적인 것은 ‘자동차광(狂)’ 대표를 뽑아 인턴사원으로 채용하는 형식이다. 누가 자동차 마니아인지 실력을 겨뤄 경쟁하는 구조다. 현대차는 자작차를 만드는 학교 당 5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졸공채 시 인재들과는 다른, 다양한 인재들을 선발코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GM은 케이블채널과 함께 인턴채용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아리랑TV와 함께 선보인 이 프로그램은 ‘컨텐더스(Contenders)’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지원자들은 4주간 경쟁을 펼치고, 이 모든 과정은 방송으로 내보내진다. 채용 평가는 모터쇼에서 현장 차량 판매, 신차 카탈로그 제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글로벌 마케팅 어드벤처’라고 하는 실전형 마케팅 인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인턴 합격을 위해서는 2박3일의 마케팅 세미나를 거쳐야 한다. 선발된 인턴은 1주간의 해외시장 경험을 포함한 8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을 수행하게 된다.
삼성전기는 2009년부터 극장을 빌려 퀴즈를 푸는 등 색다른 인턴 채용을 진행 중이다. 2010년엔 이 같은 인턴채용 형식이 3급 신입사원 채용에까지 이어졌다.
웅진그룹에선 인턴 채용시 원스탑(One-Stop) 면접 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공채와 같이 인턴들도 면접을 1, 2차로 나눠서 봤지만 지난해부터 하루에 모든 면접을 끝내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인턴 채용 면접을 테마파크인 웅진플레이도시에서 진행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공채 면접은 웅진플레이도시에서 했다.
인턴들의 정규직 전환 비율도 점차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SK그룹은 올해 600명 인턴을 선발하는 데 그 중 70%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웅진그룹도 올해 선발하는 100명의 인턴 중 약 60%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인턴십 도입 후 유능한 지방대생과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인재들의 입사가 늘었다”며 “향후 인턴십을 통한 신입사원 채용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