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약협회의 내홍도 봉합 국면에 들어선 형국이다. 새 이사장단 구성과 정상 회무 복귀에도 희망의 청신호가 커졌다. 상위사 CEO들이 연구개발 중심 단체로 발족키로 했던 ‘제약산업미래혁신포럼(가칭)’역시 협회 내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윤 이사장의 사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월 변화와 소통을 요구하며 제약협회 기득권층에 반발했던 세력들의 선봉에 섰고 중소제약사를 대표해 최초로 경선을 통해 당선됐다. 하지만 개혁을 위한 반란은 ‘삼일천하’로 끝나게 됐다.
전임 이사장단사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상위제약사들이 회무 참여 거부로 이어졌고 윤 이사장은 리더십 부제 논란에 직면했다. 특히 약가인하 취소소송과 관련, 복지부에 백기투항한 그의 행보는 이사장으로서의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제약업계는 약가인하, 한미FTA 등으로 100년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떄가 아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지난 67년간 국내 제약사들의 이익을 대변해 온 대표 단체인 제약협회가 흔들리면 힘이 약해질 수 밖에 없고, 정부에 한 목소리를 내기도 쉽지 않다.
윤 이사장은 사퇴 이유에 대해 “내부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대외적인 이미지가 손상되면서 협회 사무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윤 이사장의 용단이 빛바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따져서도, 상위·중소제약사로 파벌을 나눠서도 안된다. 서로 한 뜻을 모아 업계에 산적한 현안과 이사장 추대 문제를 합리적으로 논의해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