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한중 양국은 2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시내 상무부 청사에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을 수석대표로 회담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FTA 협상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민간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3년간 산관학 공동연구를 진행해오는 등 7년간 준비 기간을 거쳤고 2010년부터 민감 분야를 어떻게 다룰지 정부 간 사전 협의를 진행해왔다”며 “협상 개시는 양국 모두에 역사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협상을 단계적으로 실시하되 협상이 시작되면 상품, 서비스, 투자 분야별로 협상 지침을 협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허 문제 등을 포함한 협상을 진행시킬 예정”이라며 “전체 품목을 일반 품목과 민감 품목, 그리고 민감 품목을 초민감과 민감 품목으로 나눠 양허 제외와 관세 장기 감축 등으로 나눠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한중은 FTA 협상에서 양국이 지정하는 역외가공지역에 대해 특혜관세를 적용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한중 양국이 개성공단 등을 역외가공지역을 지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돼 주목된다.
양국이 합의한 바에 따르면 우선 FTA 협상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1단계에서는 양국의 민감분야를 어떻게 처리할 지와 FTA 범위 설정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 측은 농수산 분야를, 중국 측은 자동차, 기계, 석유 분야 등의 제조업을 민감분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 측은 한중 FTA 체결로 값싼 중국산 농산물 유입으로 인한 농업 분야의 피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중 양국은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그 틀안에서 산업별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1단계 협상이 얼마나 걸릴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1월 정상회담에서 조기에 FTA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은 그동안 산관학 공동연구와 공청회 등 중국과의 FTA 협상을 위한 사전 국내 절차를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