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新풍속도…유흥(?) 문화가 없어졌어요

입력 2012-05-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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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카드’ 업무 추진비 사용 제한…호황 구가하던 까페 문닫는 곳 부지기수

높은 건물들과 국내 대다수 금융사들이 모여 있는 곳. 돈을 다루는 곳인 만큼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고액 연봉을 받는 것으로도 유명한 여의도.

하지만 그들의 씀씀이도 예전만 못하다. 부진한 증시로 활기찬 유흥(?)문화가 수그러든 탓도 있지만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투명성이 강화되고 젊은 직장인들의 성향이 변한 것도 한 몫 한다.

한국거래소 직원들은 ‘○○바(bar)’라는 이름의 유명한 호프집은 일체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만약 업무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게 되더라도 업무추진비에 사용하는 카드 대신 개인카드로 계산을 한다. 이유는 정부가 공공기관의 업무추진비에 사용하는 ‘클린카드’ 사용처를 엄격하게 제한했기 때문이다.

클린카드는 1회당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노래방, 유흥주점, 골프장, 실내골프장 등에서는 아예 사용할 수 없다. 밤 12시를 넘어서도 결제승인이 되지 않는다. 선물구입비와 같은 사적 용도로도 사용이 금지된다. 즉 ‘바’라는 이름이 찍히면 유흥주점으로 대부분 알고 있기 때문에 클린카드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의도에서 ‘까페’라는 술집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금융인들끼리 모임을 가지면서 조용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수 없어 ‘까페’를 많이 이용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법인카드의 한도 등으로 인해 비싼 양주를 마시는 이런 ‘까페’보다는 오히려 막걸리나 호프집 등을 주로 애용한다.

과거 한 까페를 운영했다 요식업으로 업종을 바꾼 A씨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여의도에 있는 까페들은 호황기를 맞았다”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법인카드 한도가 줄어들면서 비싼 까페를 오길 꺼려하는 경향이 있어 문을 닫고 있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점심문화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회사 상사가 먹자고 하는 메뉴를 따라가기에 바빴지만 이제는 맛 집을 찾아다니는 직원들이 많이 생겨났다.

A증권사 관계자는 “연령대가 젊어지다 보니 자신들의 의견이 강하다”라며 “점심시간전에 서로 메신저로 오늘은 어디로 가보자고 의견을 나누고 택시를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도 점심을 먹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여의도의 밥값은 서울에서도 비싼 축에 속한다. 속된말로 법인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점심값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법인카드에 대한 한도가 줄어들고 물가가 점점 올라가기 때문에 저렴한 음식점을 찾는 여의도 셀러리맨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좀더 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마포나 영등포로 이동해 점심을 해결하거나 아예 배달을 해서 먹는 직장인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재현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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