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건설경기 불황, 중소 건자재업계가 변했다

입력 2012-05-3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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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건설회사 상황 파악하느라고 바빠요. 조금이라도 이상한 소문이 들리면 곧장 보고해야 하니까요.”

모 중소 건설자재업체에서 영업사원(대리)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진영(35)씨는 ‘건설사 현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한다. 부서장으로부터 매일 아침마다 특이 동향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후 벌써 2년째다.

김씨는 “건설사들이 하루아침에 부도가 나니 회사에서는 현장 직원들을 총 동원해 정보 파악을 하고 있다”며 “영업방침도 우량기업 선별 납품을 최우선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건설경기 불황으로 중소 건자재업계의 영업형태가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또한 건설사에 직접 납품하는 특판(건설사 물량, B2B)보다는 시판(소비자 물량, B2C)에 공을 더 들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발점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8년 신성건설을 시작으로 우방건설, 현진건설, 고려개발, 남광토건, 신동아건설, 우림건설 등 해마다 중견건설사들이 쓰러지면서 도미노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0년과 2011년에 유명 건자재업체였던 경남알미늄, 한길산업 등이 최종 부도 처리되자 위기감은 극에 달했다. 이달 초에는 시공능력평가 30위인 풍림산업이 부도를 맞으면서 줄도산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건설사 부도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어서 건자재업계에서도 리스크 회피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일단 위험하다 싶으면 거래를 조심하는 분위기이지만 갑작스런 부도는 피해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사의 신용도 등 다각적인 면에서 검토한 후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경기 불황은 또 건자재업계의 사업구도에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특판에 주력하던 업체들은 매출이 현저히 떨어지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소비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특판 매출은 전년대비 20% 감소했다”며 “아파트 등 주택 분양이 줄어들다보니 건설시장 자체가 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판 영업력 확대와 특판 전용 제품 개발 등 맞춤형 시장 전략을 통해 매출향상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경기는 악화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높아지는 역설적인 상황도 호재가 되고 있다.

C업체 관계자는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친환경 건축자재를 직접 고르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면서 “쇼룸이나 전시관 등 플래그숍(flag shop)을 세워 고객 접점을 확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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