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운명의 날’ D-2...유로존 어디로

입력 2012-06-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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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2차 총선 실시, 신민당과 시리자 박빙…연정구성→구제금융 재협상 가능성 높아 글로벌 중앙은행 “유로존 회원국 이탈 불가피”...스페인 국채금리 ‘마의 7%’ 넘어

그리스의 2차 총선이 임박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총선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의 붕괴설 역시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최소한 하나 이상의 국가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에서 오는 17일(현지시간) 열리는 2차 총선에서는 친긴축을 주도하는 제1당 신민당과 반긴축을 외치며 제2당으로 부상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박빙의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민주당의 지지율은 26.5%로 시리자의 26.0%를 0.5%포인트 앞서는데 그쳤다.

그리스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성향에 관계없이 일단 연립정부는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정에 실패해 3차총선까지 갈 경우 오는 6~7월 만기도래하는 82억유로의 국채를 갚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당에 관계없이 연립정부가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리자 뿐 아니라 신민당도 구제금융 재협상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반긴축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고 CNN머니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론을 의식한 신민당은 지난 12일 긴축정책 실행 시기를 2013~2014년인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는 “3차 총선은 있을 수 없다”면서 “유로존에 남으면서 구제금융안을 재협상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추후 재협상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결국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앞서 독일 언론 디차이트는 그리스가 올 여름에 수백억유로 상당의 구제금을 추가로 지원받아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막기 위해 유럽 당국이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차 총선 이후 그리스에서 출범할 새 지도부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여기에는 향후 추가 구제금융 금리 인하와 상환 기한 연장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해 그리스 공공부문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FT는 덧붙였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지원 조건과 관련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결국은 유로존 이탈을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는 시장에 유로존 붕괴 공포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80개 중앙은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5년 안에 유로존에서 이탈 국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또 앞으로 12개월 동안 유로존 분열 우려가 글로벌 경제의 최대 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제금융을 결정한 스페인 경제도 안정을 찾지 못한 채 휘청이고 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7.0174%를 기록해 지난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은 10년물 국채금리가 이른바 ‘마의 7%’를 넘은 뒤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차기 뇌관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역시 10년물 국채금리가 장 중 6.3%대에 접근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구역인 독일의 국채금리도 출렁였다.

위기국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규모가 증가하면서 독일의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4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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