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3일(현지시간) 이틀째 하락했다.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리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탈퇴 불안이 다시 고조되는 등 유럽 재정위기 불안이 심화한 것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01.11포인트(0.79%) 하락한 1만2721.4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15포인트(1.20%) 내린 2890.15를 기록했고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50.52로 12.14포인트(0.89%) 떨어졌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4.4% 폭등한 18.62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지난 20일 중앙정부에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다른 6개 지방정부도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소식에 스페인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전일 대비 23bp(bp=0.01%) 오른 7.50%로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계속 그리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했던 그리스 지원 중단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9월 이전에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집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불안이 커졌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그리스의 긴축 이행 등 개혁안에 대한 검토가 끝난 후에야 집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제금융 차기 집행분은 9월 이전에 제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U·유럽중앙은행(ECB)·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 실사단은 오는 24일 그리스를 방문해 긴축 약속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한편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는 이날 최소 10개 도시가 재정난에 처했다고 보도해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도 16bp 오른 6.33%로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등 신흥국들의 성장둔화, 이란발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 등이 미국 경제를 압박할 수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앞으로 수년 안에 회복세에 오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특징종목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2.8%, 씨티그룹이 2.1% 각각 급락했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1.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