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13일(현지시간) 본안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의 발언을 인용해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주장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보도했다.
고 판사가 본안소송이 진행되기에 앞서 애플의 삼성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삼성 기기는 애플 아이패드와 실질적으로 구별이 힘들다”고 말했다고 포춘은 강조했다.
이어 포춘은 지난 1996년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가 말한 “좋은 예술가는 베끼지만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는 발언을 인용하면서 차라리 삼성은 애플 등 정보·기술(IT)업계의 전반적 베끼기 관행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직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삼성이 디자인을 베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지난 8일 분석기사를 통해 삼성은 애플·구글과 같은 ‘게임 체인저’가 아니라 ‘머리좋은 모방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FT는 삼성의 초기 로고부터 일본 미쓰비시의 세 다이아몬드 로고를 베꼈다면서 회사가 2차 전지 등 5대 신수종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위험을 감수하고 게임을 바꾸기보다는 신사업을 찾는 것에 불과하다며 노골적으로 삼성을 비판했다.
CNBC는 지난 8일 투자기관 제프리스의 피터 미섹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의존도가 너무 크다며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폰을 라이선스 생산하거나 아예 RIM을 인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TBS 방송의 유명 토크쇼인 ‘코난 오브라이언쇼’는 지난 7일 가상의 삼성 부사장을 등장시키면서 삼성이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주장을 조롱했다.
방송은 심지어 삼성 창업주를 ‘스텐판 잡스(Stefan Jobes)’라고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