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스타탐험] 고현정, 그녀는 배우일까, 스타일까?

입력 2012-08-16 13:29 수정 2012-08-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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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을 만나면 ‘인생은 연극이고 인간은 배우다’라는 연극 대사가 떠오르고 고현정을 생각하면 ‘스타가 된다면 사람들은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을 것이고 배우로 남는다면 그들은 작품 속에 살아있는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라는 배우 모건 프리먼의 언표가 다가온다.

1989년 미스코리아가 된 뒤 1990년 그녀를 신문사에서 스치듯 처음 만난 뒤 TV 브라운관을 통해 ‘엄마의 바다’‘모래시계’ 등 드라마 연기자로, ‘토요대행진’등 쇼프로그램 MC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1995년과 2003년 신문 사회면에서 신세계그룹 정용진부회장과 결혼과 이혼소식을 접하면서, 2004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봄날’제작발표회에서 “도와주면 용기내서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용기 냈다. ‘봄날’이 잘 됐으면 한다. 내 인생에도 제2의 봄날이 왔으면 한다”라는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복귀 후‘선덕여왕’‘대물’로 다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는 것을 목도하면서, 수차례 만남과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현정 하면 뇌리에 조건반사식으로 다가오는 두 문장이다.

미스코리아, 최고 톱스타, 인기절정에서 재벌과 결혼과 이혼, 그리고 연예계 복귀와 최고의 스타 재부상라는 단 한 줄로 나열된 그녀의 삶에서 조차 너무 극적이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는데 하물며 대중과 대중매체에 노출되지 않는 삶까지 생각하면 그녀는 지금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그리고 열심히 ‘고현정’이라는 인생의 연극을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전 상황에 끌려 삶을 산 것이 아니라 제 의지에 따라 살았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결혼했고 제가 많이 모자라고 힘이 부치고 생각하지 못한 상황들이 많아 이혼을 결정했어요. 사랑도 삶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 없어요.”

자연인 고현정은 인터넷, 신문, 방송 등 매스미디어와 대중이 대량유통 시키는 가십, 루머, 스캔들과 대중매체에서 구축한 이미지로 인해 그녀의 실제의 삶이 곡해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상상을 할 수도 없는 깊은 내상(內傷)을 입는다. 그것도 늘. 고현정을 소개하는 위키백과에는 그녀의 이혼날짜까지 명기돼 있고 수많은 카페,게시판,블로그,대중매체의 그로가 기사에는 사실과 다른 그녀의 심장마저 아프게 하는 삶에 대한 허구들이 산재해있다. “이제 괜찮아요. 연기자로 산다는 것은 그것을 감수해야하는 숙명을 받아들인 것을 의미해요. 저도 많이 힘들고 아프지요. 하지만 그것 조차도 관심이라고 생각해요.”고현정 특유의 거침없는 시원한 말투로 답을 해줘 질문하는 기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 이게 고현정이다. 2011년 펴낸 ‘고현정의 결’표지 안에는 “혹시라도 제가 그릇된 길을 가고 있을 땐 꼭 야단쳐주세요”기자에게 하는 당부의 글이 적혀있었다. 짧은 글이지만 고현정의 삶과 삶을 살아가는 태도의 흔적을 읽을 수 있다.

▲SBS '대물'
사람들은 그리고 대중매체는 지적한다. 고현정은 거침없고 강하며 세다고. 하지만 고현정은 말한다. “제가 그렇게 센가요. 전혀 그렇지 않는데…속에 없는 말을 못해요. 자제하자 하는 생각을 하는데 어느 사이 입에서 말이 나와 버려요”라고. 오랜 기간 직간접적으로 봐온 고현정의 실제 모습은 참 솔직하고 여리다.

요즘 SBS 토크쇼 ‘고쇼’가 스타 고현정의 이름값에 못 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처음 도전한 상업영화 ‘미쓰 GO’이 흥행부진을 해 상당수 시청자와 관객, 그리고 전문가와 대중매체가 그 원인을 고현정 탓으로 비판하고 비난했다. 속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고현정은 쿨(?)하게 인정했다. “많은 부분을 인정해요.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그렇다면 자연인이 아닌 연예인으로서 고현정은 스타일까, 배우일까. 사람들이 고현정의 모습을 궁금해 하는 스타일까, 아니면 작품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고현정을 발견하는 배우일까? 고현정은 스타이자 배우다. 대중매체와 수많은 사람들은 연기자 고현정 뿐만 아니라 사적영역에서의 고현정 모습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과 호기심을 쏟아내고 있다. 패션, 피부, 화장에서부터 말투, 음주습관, 이상형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고현정의 육체의 1Cm에서 영혼의 1Cm까지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대중과 대중매체의 시선의 중앙에 선 스타가 바로 고현정이다.

▲영화 '미쓰고'
그렇다고 대중이 자연인 고현정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다. 작품 속에서 살아있는 고현정을 너무 잘 발견하기 때문이다. 많은 대중은 1990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로 연기자의 첫발을 디딘 이후 ‘여명의 눈동자’‘작별’‘거침없는 사랑’‘엄마의 바다’‘모래시계’‘봄날’‘여우야 뭐하니’‘히트’‘선덕여왕’‘대물’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그리고 ‘해변의 여인’ ‘잘알지도 못하면서’‘여배우들’‘미쓰GO’등 영화에서 고현정이 진정성과 생명력을 불어넣은 수많은 캐릭터를 떠올린다.‘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말숙에서 ‘모래시계’의 혜린, ‘선덕여왕’의 미실, ‘대물’의 혜림, 그리고 ‘미쓰GO’천수로까지.

“‘선덕여왕’을 같이 찍었는데 정말 잘하더라. 누가 봐도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바로 고현정이다.” 최고의 연기자 이순재가 고현정에 던지는 극찬이다. 이순재의 찬사처럼 고현정은 그 어떤 배우보다 캐릭터 분석력과 창출력 그리고 정교한 연기력으로 TV화면과 영화 스크린 너머의 시청자와 관객에게 캐릭터의 진정성을 그리고 연기의 감동을 선사하는 배우다.

▲MBC '선덕여왕'
그리고 ‘선덕여왕’의 미실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아우라를 드러내며 외형과 내면을 오가는 강렬한 캐릭터에서 ‘여우야 뭐하니’의 병희 같은 생활 속의 사람냄새 풍기는 일상성의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연기력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연기자가 고현정이다.

모건 프리먼의 언급뿐만 아니라 우리 연예계에서도 ‘스타’라는 수식어는 대중의 사랑을 엄청 나게 엄청나게 받고 높은 인기를 누리지만 연기력은 부족하다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보 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고현정은 연기력을 담보한 몇 안 되는 스타중의 한사람이다.

“연기자로서 꿈요. 저를 싫어하거나 좋아하거나 상관없이 어떤 작품에 출연해 연기를 했을 때 정말 기가 막힐 정도라는 반응을 얻는 배우에요. 그런 날이 올지 모르지만 기가 막힐 정도로 연기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해요”라는 고현정의 말을 들으면서 그녀가 좋아한다는 편지, 쪽창이 달려 있는 욕실, 의리, 웃음, 여행, 인디언 달력, 폴라로이드 사진, 별자리, 생수, 자몽, 김, 초코릿을 떠올려본다. 그녀가 늘 대중에게 연기자로서 의리를 지키며 웃음을 선사하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기원해본다. 고현정이 ‘고현정’이라는 인생의 연극에서 행복한 배우로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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