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적격대출 공급액은 4조748억원에 달했다. 3월 1336억원에서 매달 증가 추세를 지속해 오다 6월에는 월 공급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3개월 만에 무려 10배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설정한 올해 적격대출 공급 목표는 11조5000억원으로 지금과 같은 증가세라면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적격대출은 유동화에 적합하도록 사전에 정해진 대출조건에 맞게 설계된 장기고정금리 담보대출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대신 매입하므로 은행은 자금 조달에 대한 비용 부담이 없다. 따라서 고객은 연 4%대 중반까지 내려간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 금리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고 은행은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적격대출에 따른 수익이 기존 변동금리 대출의 절반에 그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일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은행은 이자수입 대신 주택금융공사로부터 판매수수료 형태인 신규수수료(1회성·대출잔액의 1.2%)와 원리금상환 업무 대행 수수료(연간 0.1% 안팎)를 받는다. 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잔액 비중을 2016년까지 30% 선으로 끌어올리도록 주문했다. 올해 4월 현재 고정금리 비중은 11.6%다.
이규진 주택금융공사 유동화기획단 팀장은 “현재 저금리 기조로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해보일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저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재무계획을 세울 때는 적격대출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당장은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 있으나 유럽 재정위기 및 국내 선거 등 변동성이 큰 현재 시장에서는 적격대출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예대마진만을 놓고 보면 당연히 변동금리 대출의 은행의 수익에 도움이 되지만 리스크관리 비용 등 모든 비용을 감안한 순마진은 오히려 적격대출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적격대출은 올 3월 SC와 씨티은행을 선두로 농협, 하나, 국민, 신한, 기업 은행이 적격대출 시장에 발을 들였고 우리와 외환은행의 참여도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