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은 자기의 개인기로 직접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로 하여금 웃음을 만들어내도록 유도하는 능력이 있다.”(동양대 진중권 교수)“강호동에게 가장 탁월한 능력은 공감능력(empathy)이다. 초대 손님의 말에 호응하며 마치 내가 겪은 것처럼 웃어준다. 그런 밝고 환한 웃음 앞에서 쭈뼛거릴 게스트가 누가 있겠는가.”(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예능의 승부사 강호동이 17일 전격적으로 연내 방송복귀를 선언하며 2011년 9월 세금문제로 초래된 방송계 잠정은퇴 선언을 폐기하는 순간 다시 꺼내 읽은 것은‘정재승 진중권 크로스’(웅진)이다.
지난해 9월 언론에 보도된 세금문제로 고민하던 강호동은 기자에게 “신중하고 현명하게 거취를 결정 하겠다”는 문자를 남긴 뒤 얼마 안 돼 전격적으로 “세금 관련된 것은 제 불찰이고 제 잘못입니다…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TV를 통해 행복과 웃음을 드려야 하는 것이 제 의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뻔뻔하게 TV에 나와 웃고 떠들 수 있겠습니까”라고 눈시울을 적시며 잠정은퇴를 선언한 뒤 방송계를 떠났다.
자신의 행동에 철저히 책임지고 구차한 변명을 하지 않는 평소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강호동과 비슷한 세금문제로 대중매체에 언급된 연예인 중 그 누구도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활동을 중단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10여년 넘게 만나고 지켜본 강호동은 충분히 그럴 사람이었다.
강호동은 어쩌면 우리시대의 인간승리의 표본인지 모른다. 실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스포츠계와 달리 연예계는 노력과 실력, 이미지 메이킹과 홍보마케팅, 그리고 운까지 더해져야 성공할 수 있는 분야다. 또한 급변하는 대중의 취향과 기호로 인해 최정상의 스타자리에 있다가도 조금만 방심하면 바닥으로 추락하는 곳이 연예계다. 그런 연예계에 진입해 치열한 노력과 공부 그리고 끼와 실력으로 최정상의 톱스타로 우뚝 선 자체만으로 강호동은 인간승리를 한 셈이다.
강호동은 씨름계를 정복한 뒤 가장 치열한 삶의 정글이라는 연예계에 이경규의 주선으로 1993년 MBC특채 개그맨으로 입문했다. “이경규 선배가 연예계 입문을 권하면서 ‘넌 할 수 있다’며 망설이는 나에게 많은 자신감을 줬어요. 이경규 선배가 제작진에게 강호동이 기대했던 것 만큼 하지 못하면 옷을 벗고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했어요. 모든 것을 믿어주는 선배를 위해서라도 죽도록 노력했지요.”
그의 말처럼 죽도로 노력을 해 1993년 5월31일 첫 출연한 MBC ‘코미디 동서남북’ 에 웃긴 분장을 하며 “행님아” 를 외치며 온몸으로 웃음을 만들어냈다. 1990년대 중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존재감과 예능감을 키운 강호동은 1999년 KBS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을 비롯한 다양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MC로서 역량을 쌓았다. 그리고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진행 스타일을 선보이며 2002년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통해 최고의 예능스타로 부상했다.
‘1박2일’을 연출했던 나영석PD는 “강호동의 강점은 지칠 줄 모르는 노력과 리더로서의 진정한 리더십,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 빛나는 대처능력이다. 연예인 중 어제나 오늘이나 매한가지인 사람이 많은데 강호동은 한발씩 한발씩 진화하는 연예인이다”고 찬사를 보냈고 ‘강심장’의 박상혁PD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강호동의 경쟁력은 큰 웃음을 주기위해 출연자나 공동 진행자를 높여주고 뒷받침하는 서번트 리더십과 언제 어디서나 웃음을 연출할 수 있는 천부적인 예능감 그리고 뛰어난 웃음 포인트를 기가 막히게 포착하는 능력이다”분석했다. ‘무릎팍도사’의 박정규PD는 “강호동은 존재 자체와 진행스타일이 대체불가능 한 예능의 독보적 자산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1993년5월31일부터 2011년10월12일까지 강호동은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고 그 최선이 모여 예능인 강호동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1년간의 아픈 공백을 딛고 다시 그가 사랑하는 시청자 곁으로 돌아온다. 강호동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으로 사는 것이 제일 행복합니다. 제가 시청자분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제 삶은 성공한 것이지요”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