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레바논과 카타르를 상대로 2승을 거둔 한국이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이들과는 다르다. 비록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7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 4강전에서 0 : 1로 패한 아픈 기억이 한국 대표팀에게는 생생하다.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 2월 전주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을 상대로 패했지만 2골을 기록하며 2 : 4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우즈베키스탄은 2경기를 치른 현재 1무 1패만을 기록하며 5개팀들 중 4위에 머물러 있다. 레바논과의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 : 1로 비겼고 홈경기로 펼쳐진 2라운드 이란과의 경기에서는 0 : 1로 패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보면 두 경기 모두 우즈베키스탄이 경기를 주도한 경기였고 다만 결과에서만 패했던 아쉬운 경기였다. 한국과의 홈경기에서도 패할 경우 일찌감치 선두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고 무승부로도 아쉬운 결과가 될 수밖에 없어 우즈베키스탄은 총력전으로 나설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의 핵심 전력은 바로 국내 K리그를 경험한 이른바 '지한파 3인방'이다. 알렉산더 게인리히(전 수원), 세르베르 제파로프(전 서울), 티무르 카파제(전 인천) 등이 바로 그들로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굳힌 선수들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게인리히를 제파로프와 카파제가 이선에서 지원하는 형태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게는 희소식도 있다. 최강희 감독이 경계 대상 1호로 직접 지목한 오딜 아흐메도프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신흥 갑부 클럽인 안시 마하치카라 소속의 아흐메도프는 중앙 수비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아흐메도프가 출전할 수 없게 된 우즈베키스탄의 중앙 라인은 한결 헐거워 보인다.
아흐메도프 외에도 주전 미드필더 아지즈벡 하이다로프와 수비수인 비탈리 데니소프, 샤브카톤 물라자노프 등이 모두 부상으로 한국과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우즈베키스탄은 100%의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태다. 공격진에서의 결원은 거의 없지만 중원과 수비 진영에서의 결원은 한국전을 앞둔 우즈베키스탄에게 치명적이다.
부상으로 인한 결원이 적지 않은 우즈베키스탄인 만큼 한국 대표팀의 승리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관문을 극복해야 한다. 중동과는 또 다른 낯선 환경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경기가 열리는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은 1950년대에 지어진 낡은 경기장으로 현재 그라운드 사정도 그리 좋지 않다. 관중석이나 코칭 존이 낡은 것은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그라운드 곳곳, 특히 양쪽 골문 주변과 터치 라인쪽 잔디는 크게 망가져 있어 우리 선수들은 문전에서의 세밀한 볼터치나 터치 라인 돌파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물론 그라운드 조건이 열악한 것은 양팀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이다. 우리 대표팀만 곤란함을 호소할 필요는 없다. 결과적으로 우즈베키스탄은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어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한 상황이다. 공격진을 제외하면 60~70%의 전력에도 미치지 못한다. 의외의 선수들이 깜짝 활약을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지만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정상 전력이 아닌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고 또 이겨야만 하는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