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 독일에 따르면 북한에서 분데스리가를 볼 수 있는 시기는 9월 중순경부터다. 독일 프로 축구 클럽들의 연합체인 DFL의 자회사 DFL 스포츠 엔터프라이즈(DFL SE) 이사장인 외르그 다우비처는 북한과의 중계권 협상 체결에 대해 "분데스리가를 북한에 알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독일 자체를 북한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얼마의 액수로 중계권 협상을 마쳤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간 공산주의 국가와는 중계권을 체결한 바 없고 특히 북한이라는 특별한 국가와 중계권을 체결한 점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독일은 북한의 김정은 체제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는 한편 북한중앙방송이 주중 매일 6시간씩 체체를 선전하는 채널이라고 소개하며 이 같은 북한 중앙방송이 분데스리가를 중계하는 것은 놀랄만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분데스리가 중계권 체결은 스포츠적인 면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북한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오히려 정치적으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일 정치인이자 스포츠 관련 직무도 맡기도 했던 빌리 렘케는 "분데스리가를 통해 폐쇄된 국가인 북한이 조금이나마 문을 연다면 이는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밝히며 이번 중계권 체결에 대해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은 매주 한 경기를 중계 방송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북한 선수들 중 1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없고 2부리그 소속인 1.FC 쾰른에서 정대세가 활약중이다. 북한은 정대세가 활약하는 쾰른 경기를 중심으로 중계를 내보낼 예정인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중계권 협상은 독일이나 북한이 아닌 일본 도쿄에서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 유일한 FIFA 공인 에이전트인 남태화 에이전트가 북한 축구 협회 내 고위직과의 친분을 이용해 이번 중계권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태화는 스포츠마케팅 업체인 에볼루션(Evolution)을 운영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협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2011년 여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으며 최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의 근거를 둔 또 다른 스포츠 마케팅 업체 KJSM의 중재를 통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한편 독일 언론들은 북한과의 분데스리가 중계권 체결을 통해 축구 용품 등을 포함한 스폰서 계약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디다스, 푸마 등 축구 용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인 만큼 북한 내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려 북한 내 스포츠 마케팅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