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0년 '빛과 그림자']ETF, 덩치는 '쑥쑥' 체력은 '비실'

입력 2012-09-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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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3400억서 10년만에 13조…종목도 4개서 129개로 급증

2002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펀드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매매, 그리고 다양한 지수 추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뽐내며 자산관리 대표 상품으로 급부상했다.

개장 초 3400억원에 불과했던 순자산은 도입 10년만에 13조원으로 증가하며 38배나 증가했다. 종목 수 역시 4개에서 129개로 대폭 늘었다.

불어난 몸집 덕에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8월말 현재 ETF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달한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 성장과 달리 질적 측면에서 ETF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도입 10년만에 자산관리 상품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ETF, 그러나 전문가들은 ETF시장이 질적으로도 성장하려면 특정 상품에 대한 쏠림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대신증권 여의도 본점의 증시 현황판과 황소상. 노진환 기자 myfixer@
실제 지수의 방향성에만 베팅하는 레버리지(지수가 오를 때 수익이 2배 이상 나도록 설계한 상품), 인버스(KOSPI 200지수의 일일 변동률을 마이너스 1배수, 즉 역방향으로 추적해 지수가 내릴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 ETF 등 특정상품으로 지나치게 몰리는 쏠림 현상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금융당국이 체질강화를 내세우며 ETF 시장에 메스를 들이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내 ETF 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구조적인 면에서도 취약하다. 당장 개별 종목으로 짜여 진 ETF 규모가 다른 국가에 비해 4분의 1에서 8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ETF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규모 ETF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8월말 현재 자산규모가 50억원 미만인 ETF는 전체 129개중 15개에 달한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이하인 ETF는 무려 45개에 달해 사실상 상장된 ETF중 절반이‘개점 휴업’상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소규모 ETF 청산을 유도하기 했다. 시장 건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금융당국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상장후 1년이 지난 종목 가운데 자산 규모가 50억원 미만 이거나 최근 6개월동안 하루 평균 500만원 미만 종목은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또 ETF 시장의 쏠림과 매수했다가 곧바로 파는 단타문화를 유발하는 주식 레버리지 ETF 규제도 강화된다.

전문가들은 질적 성장을 조속히 달성하기 위한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

먼저 최근 논란중인 ETF 과세와 관련 한국거래소는 ’부과는 적당치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거래소 류정곤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ETF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당분간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ETF를 설계해 가동중인 운용사들의 ETF본부장들도 ETF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제언을 했다.

한국투신운용 심재환 ETF운용 부문장은 “거래소 등이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ETF의 장점을 홍보하고 교육에도 나서서 투자자 저변 확대에 대한 노력도 다각도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자산운용 김기현 채권운용본부장도 “증권사별 ETF 거래 수수료의 차이에 주목해 거래 수수료가 면제 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증권사를 이용해 상품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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