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주식시장총괄부장에서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로 승진한 류성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가 내달 ETF도입 10주년을 앞두고 ETF의 미래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류 상무는 “국내 ETF시장은 2002년 개설 당시 4종목, 순자산총액 3400억원에서 10년만에 129종목이 거래되는 13조원 규모의 세계 10위권 시장으로 발전했는데 이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신상품 도입·마케팅 등 거래소와 자산운용업계의 다양한 시장 활성화 노력이 원동력이 됐다”며 “내년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ETF 비중은 5~6%까지 증가, 2015년에는 글로벌 ETF 1위인 미국과 비슷한 수준(9%)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2020년에는 전체 펀드시장에서 4분의 1을 차지하는 24%까지 그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인버스와 레버리지에만 몰리는 쏠림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 상무는 “레버리지 ETF의 신용거래 금지 및 위탁증거금율 100% 징수 규제와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품에 대한 신규상장 제한 조치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신상품 도입과 저유동성 종목의 거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특정 상품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보수 인하에 대한 반발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인하를 요구할 사항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그는 “윤용보수의 결정은 각 운용사들이 자사 상품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다만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보면 국내 ETF 상품의 보수가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인만큼 자율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정 운용사 편중 논란에 대해서는 점차 완화될 것이란 의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ETF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참여하는 운용업계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반성장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데, 특정 운용사는 브랜드 이미지 덕에 초기부터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다른 선진시장도 유사한 상황”이라며 “다른 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자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ETF 상품을 개발하다 보면 특정 운용사 편중현상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ETF 과세에 대해서는 당분간 거래세는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먼저 "국내 주식형을 제외한 나머지 ETF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보유기간 배당소득세)를 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국내 주식형 ETF에 대한 거래세 부과 논의가 거세지고 있으나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ETF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당분간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ETF 국제화’를 강조했다. 류 상무는 “한국 ETF시장은 규모와 유동성 면에서 글로벌 톱10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홍콩, 일본 등 역내 시장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장 국제화 등 질적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외국의 우량 ETF의 국내 상장을 위해 해외거래소 및 글로벌 주요 운용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한편 국내 ETF 상품이 외국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국가와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