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일 이상 원금연체 기준)은 기업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특히 경기 부진 등에 따른 일부 대기업의 신규연체 발생으로 대기업 연체율이 큰 폭 증가하면서 전체 연체율이 높아졌다.
27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1.54%로 전월말(1.36%)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이 0.25%포인트 오른 것이 전체 연체율 상승을 이끌었다.
8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2.36%)은 대기업 연체율(2.36%)이 전월말(1.63%) 대비 무려 0.73%포인트 상승하면서 지난해 동기(1.73%)보다 0.2%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세계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둔화 및 부동산경기 침체 때문에 제조업, 선박건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신규연체가 증가하면서 두 달 연속 기업대출 연체율이 급등(누적 0.20%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금융감독 당국은 이번 대기업 연체율 급등은 선박업체 성동조선의 신규부실 발생에 따른 것으로 이미 지난 24일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연체를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권창우 은행감독국 건전경영팀장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성동조선의 연체가 기업대출 전체의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며 “하지만 성동조선의 연체 상환액을 제하면 8월 말 기준 대기업 연체율은 2.36%에서 0.99%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1.98%에서 1.63%로 크게 내려간다”고 말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큰 폭의 증가는 없다는 설명이다.
집단대출 연체율(1.90%)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권 팀장은 “신규 아파트 입주가 아직 많이 남아있어 집단대출을 둘러싼 소송이 표면화되면 집단대출 연체율은 당분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91%)도 전월말(0.83%) 대비 0.08%포인트 상승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1.01%)은 전월말(0.93%)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금융감독 당국은 앞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할 경우 기업과 가계의 채무상환이 능력이 떨어져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를 염두에 두고 건설업, 선박건조업 및 집단대출 등 취약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8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채권 잔액은 1095조 8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4조9000억원(0.45%)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4조1000억원 늘어나면서 증가세(7월 2조9000억원)가 확대됐으며 지난달 다소 둔화(7000억원)됐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 확대(7월 4000억원→8월 8000억원)로 전월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났다.
금감원은 “대외경제 충격에 대비해 부실채권의 조기정리를 적극적으로 독려할 것”이라며 “충당금 적립 강화를 통해 손실흡수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은행별로 부실채권 정리계획 이행실적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