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펀드’로 불릴 만큼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던 물 펀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07년 처음 설정된 물 펀드는 당시 수자원 부족에 대한 우려와 신흥국의 인프라 투자 개발 붐과 맞물려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펀드 설정 후 경쟁 테마펀드보다 뚜렷한 고수익을 올리지 못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러나 올 들어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출시된 물 펀드는 상하수도 관리, 수력발전, 정수생산 및 판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 관련 글로벌업체나 관련 지수에 투자하고 있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8일까지 물 펀드의 평균 성과는 해외주식형 유형평균(9.12%)보다 5%포인트 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증권자투자신탁1(주식)A'가 16.27%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산은S&P글로벌워터자투자신탁(주식)A'가 15.41%, '삼성글로벌워터증권자투자신탁1(주식)A'가 13.77%의 성과를 내고 있다.
KDB산은자산운용 관계자는 “산은S&P글로벌워터자투자신탁은 글로벌 금리가 하락으로 펀드에 편입한 종목의 배당 효과가 좋아져 성과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 글로벌투자팀 홍의석 매니저도 “수자원 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중국의 금리인하, 미국의 유동성 공급 등 중앙은행들의 정책공조에 힘입어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익률도 높아졌다”며 “수자원 관련 주식은 단기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직 낮은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자원 관련 업종의 수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증권 PB리서치 배성진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물이라는 투자 실체가 명확치 않아 접근에 한계가 있다”며 “세계적인 물부족은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도 없는 실정이란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펀드애널리스트도 “투자 기업이 대부분 해외투자 기업인데 이벤트성 변수가 많아 중장기적인 실체를 판단하기가 힘들다”며 “최근 수익률이 돋보이지만 누적 수익률은 여전히 부진해 투자하기는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