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분야가 취약한 국내 신성장동력 산업에서 희유금속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산업기반이 취약한 데다 물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희유금속의 안정적 확보와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지식경제부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희유금속 수입액은 2003년 35억달러에서 2011년 118억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갈륨, 리튬 등은 전량 수입에 의존, 최근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희유금속 수입의존도는 약 99%에 달한다.
특히 향후 신성장동력 산업에서 희유금속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LED(갈륨), 디스플레이(인듐), 2차전지(니켈, 리튬) 등 대부분 신성장동력 산업에서 희유금속은 필수 소재다.
하지만 국내 희유금속 산업 기반은 취약한 상태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점을 차치하더라도 몇 되지 않는 희유금속 광산 운영업체와 2차 가공업체 모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몰리브덴 광산 운영업체인 NMC몰랜드의 경우 지난해보다 올해 생산량을 18% 늘렸지만 매출액(지난해 312억원)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반 토막 난 희유금속 가격이 4년째 저점을 형성하고 있어 판매단가가 생산원가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희유금속 2차 가공업체(페로몰리)들도 마진율 1%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NMC몰랜드 한유섭 사장은 “올해는 아예 영업익이 없을 정도”라면서 “(몰리브덴 광산을 운영하면서) 운영비도 건지기 힘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지경부는 국내 중·대형 광산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09년 ‘국내 광물자원 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희유금속 자급도를 2018년까지 80%로 끌어올리고 전문기업 수도 100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희유금속은 신성장동력 업종 대부분에 해당되는 필수 소재 원료”라면서 “특히 소재·부품분야가 취약한 우리나라 신성장동력 산업의 해법은 희유금속 확보와 활용에 있다. 때문에 희유금속 광산부터 가공까지 산업 전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은 정부 지원을 통한 희유금속 고부가가치화에 희망을 걸고 있다. 몰리브덴의 경우 고순도 정광을 이용한 산업용 윤활유 생산기술 개발, 광미 부가가치 향상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기술개발을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R&D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지경부 김남정 광물자원팀장은 “정부도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희유금속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희유금속 고부가가치화에 대한 R&D 지원 부분도 협의를 거쳐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