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vs J팝, 누가 우세종인가?

입력 2012-11-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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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0월 24일/25일 양일간에 걸쳐 일본 도쿄에서는 제9회 TIMM(Tokyo International Music Market)이라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이 TIMM은 CoFesta 2012(Japan International Contents Festival)이라는 게임, 영화, 드라마, 패션, 교육, 애니메이션, 음악등 일본의대표적인 콘텐츠가 총망라된 거대 견본시장 행사의 일부분으로 한 마디로 일본 음악 콘텐츠를 외국에 팔기위한 마켓 성격의 행사이다.

해외 13개국 약 80여명의 구매자와 일본의 35여개 음반 레이블 그리고 그 밖의 해외언론(빌보드 등)등이 참가한 제9회 TIMM은 도쿄의 명소인 레인보우 브릿지를 배경으로 오다이바의 Grand Pacific Le Daiba와 Zepp Tokyo Hall에서 열려 안락함과 영화 속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필자에게는 몇 가지 시사하는 점이 큰 행사였다. 일본정부는 2010년 1월 ‘Cool Japan’을 선언하였는데, 이것은 그동안 일본 경제를 이끌어 오던 자동차산업 이나 전자산업의 부진에 위기를 느끼고, 문화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경제 생산성에 Cool Japan전담부서를 신설하여 일본 문화사업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며, 향후 크리에이티브 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한다고 한다.

즉 일본의 고유한 문화에 창조성을 가미하여 브랜드로써의 일본을 구축하고, 내적으로는 동일본 지진의 회복 그리고 외적으로는 일본 문화콘텐츠의 수출과 관광객유입이 그 주된 목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TIMM에서 보여준 일본의 음악 콘텐츠에 대해서만 평가를 하자면 일본정부의 Cool Japan의 목적은 시간이 꽤 소요 될 것처럼 보인다.

이번 TIMM 행사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Rookies’라는 신인 아티스트들의 쇼케이스와 이어서 열린 ‘Established Artist’의 쇼케이스를 예를 들어보자. 총 10개 팀이 선보인 Rookies에서는 그야말로 10여 년 전의 전형적인 일본 아이돌들의 모습을 그대로 연출해 주었다. 마치 치어리더를 연상케 하는 AKB48(일본의 대표적인 걸그룹 아이돌)류의 걸 그룹들은 하나같이 똑 같은 멜로디의 노래에 판에 박힌 안무를 보여주었는데, 이것은 2010년 9월 유니버설 재팬 사장인 고이케 가즈히코가 후지TV인터뷰에서 “K팝은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곡, 가창력, 춤, 비주얼, 엔터테인먼트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언급한 것을 떠오르게 하며 지루함을 안겨주었는데, 동행하였던 유럽의 음반관계자도 같은 의견이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현재 K팝의 인기의 주요 요소인 ‘보이는 재미’가 지금의 J팝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 시대의 음악이 ‘노래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판다’리고 정의를 내리면 논리의 비약인 것일까? 물론 이미지는 노래로부터 출발한다. 그 곡에 따라 노래의 안무 콘셉트와 뮤직 비디오가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에 곡은 이미지에 우선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노래를 어떠한 시각으로 기획과 프로듀싱 하는가의 차이인 것이다. 결국은 현재의 J팝은 (이번 TIMM의 쑈 케이스를 기준으로 할 때) 일본의 작곡가와 프로듀서들의 creativity(창의성)으로는 Globalization 으로 나아가기에는 당분간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번 주 11월1일부터 3일까지 3일 동안 서울에서는 한국컨텐츠진흥원 주최로 “서울국제뮤직페어 – MU:CON SEOUL 2012”가 다양한 세미나와 7개의 공연장에서의 K팝 쇼케이스 등으로 제1회가 열렸다. ‘세계 음악산업의 상호교류와 화합을 통해 창작과 제작, 유통의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뮤직 컨퍼런스 & 쇼케이스’라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는 이번 뮤콘 행사는 지난주에 도쿄에서 열렸던 TIMM과 비슷한 콘셉트로 K팝의 해외수출과 더불어 ‘K팝 세계의 중심에 서다’ ‘싸이 신드롬, 그 성과와 의미’ ‘유투브를 통한 음악 마케팅’등 시사성 있는 제목의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필자가 TIMM행사장에서 만난 많은 외국바이어들이 이번주에 이 뮤콘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참가한다고 했다. 타일랜드 최대 음반 레이블인 Grammy(그래미)의 사장인 Surachai Sensrie등과 빌보드 통신원등 주요 음반시장 관계자들은 “그 동안 아이돌그룹에 한정되어 있었던 K팝 싸이 열풍으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며 “이번 뮤콘에 기꺼이 참가하겠다”고 하였다.

당연 1주일 간격으로 일본과 한국에서 비슷한 행사가 열리니 비교가 된 것은 분명하다. J 팝과 K팝이라는 콘텐츠만 달리해서 말이다. 필자는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주 TIMM에서 J Pop의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의 가능성을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외국바이어 및 언론은 K팝의 미래를 어E해 진단했을까? 작년부터 K팝은 비슷비슷한 비주얼의 아이돌과 음악으로 이제 식상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금년도에만 약 45여개 팀의 아이돌그룹이 데뷔하여 그야말로 아이돌음악의 대량생산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이다.

이번 뮤콘의 쇼케이스는 이런 현상을 의식해서인지, 총 7개 무대에 서는 한국 아티스트는 약 50여개 팀으로 이중 아이돌 뮤지션은 5-6개 팀에 불과하다. 아이돌보다는 소위 음악성이 돋보이는 인디계열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포진됐다.(필자가 좋아하는 갤럭시 익스프레스, 허클베리핀, 데이 브레이크, 요조 등) 그러나 좀 더 조화로운 라인업이 아쉽다고 할까? 예를 들어 지금 음원을 발표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현아의 ‘아이스크림(Ice Cream)’이라는 노래는 유투브 조회수 1600만을 넘어서고 있다. 현아는 이미 작년에 ‘버블 팝’이라는 곡으로 유부트 조회수 2000만을 넘어 유럽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 아이돌 걸그룹 포미닛의 멤버이다. 지표상으로 보았을 때 현아는 현재 K팝을 대표할 수 있는 아티스트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며, 이번 뮤콘의 쇼케이스 무대에 당연 출전해야 정상이라고 생각이 된다. (해외에서의 반응을 기준으로 할 때.)

이번 쇼 케이스 구성은 만약 글로벌화의 가능성만을 놓고 본다면, 필자가 지난주 일본 TIMM에서 체험했던 느낌을 해외 바이어들이 똑 같이 느끼지는 않을까? 현재 일본 J팝은 자국에서의 인기에 만족하는 “J Pop itself”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TIMM은 일본 음악 콘텐츠의 해외수출이 주목적 이었기에 이런 현상은 아쉬운 부분이라는 것이 필자의 주장인데, 그럼 곧 벌어질 뮤콘의 주 된 목적은 무엇인가? K Pop의 해외수출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 시간 현재 K Pop을 대표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도 포진해야 타당한 것이 아닌가? 비록 싸이를 무대에 내세우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뮤콘 조직위원회의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겠지만, 혹시 인위적인 균형을 이루기 위한 쇼 케이스 구성은 곤란하다. 목적과 명분을 분명히 해야 된다는 말이다. Glocalization 과 Globalization 을 자연스럽게 진행하고 있는 K팝의 다양성과 전문성의 조화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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