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첫 방송한 ‘전우치’는 조보소 말단 관리 이치로 위장해 살아가고 있는 율도국 최고 도사 전우치(차태현)를 둘러싼 인물 소개 위주로 펼쳐졌다.
친구였던 강림(이희준)과 원수가 된 과거를 회상한 장면에서 전우치는 율도국 최고 도사라는 수식에 걸 맞는 도술을 보여주었다. 그런가하면 이치로 위장해서 살아가는 현재 시점에서는 차태현 특유의 코믹한 연기가 브라운관을 웃음기로 채웠다.
악역으로 분한 이희준은 반역을 일으키고 도사들의 도술을 빼앗아 달아나는 강림 역을 카리스마 있게 소화해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실종된 오빠 전우치를 찾기 위해 홀로 한양행을 감행한 왈패 혜령 역의 백진희는 가녀린 외모와 달리 굵직한 목소리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여기에 봉구 역의 성동일은 첫 등장부터 강렬한 비주얼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강하게 찍었다. 마숙 역의 김갑수는 뒷모습만으로도 카리스마를 뿜어냈으며 가짜 점쟁이 역의 이병준도 백진희와 연기 호흡을 맞춰 ‘전우치’의 완벽한 조연라인업을 확인 시켜주었다.
주, 조연을 막론하고 색깔이 뚜렷한 캐릭터를 배치한 ‘전우치’는 “캐릭터물”이라는 연출자 강일수의 말처럼 인물의 면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소지가 다분한 작품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도술을 쓰는 도사들의 장풍이나 고공액션 등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내 시청자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장풍을 자주 쏘게 되는 차태현과 이희준의 대결신에서는 CG와 손의 위치가 일치하지 않는 등의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전우치의 연인이었다가 마숙의 미혼술에 빠져 율도국을 배신한 무연 역의 유이 연기도 어설프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첫 회에서 대사가 없었던 유이는 얼음공주라는 수식에 걸맞게 차가운 표정으로 연기했으나 어색한 면모를 보였다.
무연 첫 등장 당시 미혼술이 약해지면서 꿈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보게 된다. 괴로운 것인지 슬픈 것인지 가늠할 수 없었던 유이의 연기는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이 잇달아 향후 ‘전우치’의 완성도는 유이의 연기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전우치’는 첫 회 방송 시청률 14.9%(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동시간대 선두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