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국 땅 밟은 고려인 1세대 100명 “꿈만 같다”

입력 2012-12-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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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니콜라이씨.
한·중앙아시아교류진흥회(프렌드아시아)가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수교 20주년과 중앙아시아 고려인 강제이주 75주년을 맞아 초청한 100명의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이 모국을 찾았다.

이번 모국 방문단에는 1937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던 고려인 1세대 86명과 3세대 후손 14명이 포함됐다.

그중에서도 최고령인 김 니콜라이(89·사진)씨는 지친 기색도 없이 미소를 지으며 환영 나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가족 없이 타슈켄트의 아리랑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는 그는 “죽기 전에 한국에 올 수 있게 돼 정말 꿈만 같다”며 “옛날에 우리 조상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쪽이 고향인 부모님이 “먹고 살기가 힘들어” 연해주로 이주했을 때 태어난 후 열네 살 때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탓에 이번에 처음으로 한반도 땅을 밟았다. 그럼에도 그는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말을 거의 못하는 다른 1세대와 달리 강한 사투리 섞인 한국말을 조금 구사할 수 있는 김씨는 "고려 사람인데도 고려 말을 못해서 말이 안 통하는 게 창피스러워 죽겠다"고 쑥스러운 듯 말하기도 했다.

몇몇 노인들은 국내에서 일하는 가족, 친지들과 상봉하기도 했다.

동네 어른들을 모시고 함께 온 고려인 3세대 석 알렉세이(22)는 “한국의 모든 것이 너무 아름답고 흥미롭다. 함께 온 어르신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쁘고 뭉클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방문단은 11일까지 머물며 민속촌, 독립기념관, 경복궁, 임진각, 국회의사당, 삼성전자 등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곳을 방문하게 된다.

1996년부터 중앙아시아 고려인을 지원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비정부기구(NGO) 프렌드아시아는 “죽기 전에 한 번만 고국에 방문하고 싶어하는 고려인 1세대 분들이 아직도 많이 계신다”며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이들의 소원이 하루속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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