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은 20일 신동규 회장 주재로 서대문구 농협금융 본사에서 비상경영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열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경영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내부혁신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이를 위해 △핵심사업 역량 강화 △선진 HR 체계 구축 △농협금융 웨이(Way) 정립 등 3개 부문 10대 혁신과제를 확정하고 세부안을 마련해 내년 1분기 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핵심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농협금융은 수도권 점포 운영체계를 개선해 적자점포를 줄이고 신설 점포를 빠르게 정착시켜 생산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어 뉴욕과 아시아 신흥국에 은행 점포를 개설해 교두보를 확보하고 전략적 제휴(CASA) 활성화를 통해 신사업을 개척하기로 했다.
또 해외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고 신사업 영역을 개척해 비은행사업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선진 HR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와 인사 태스크포스팀(TFT)을 연계하는 한편 성과와 역량중심 평가를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승진고시를 개선할 방침이다. 또 부하와 동료 평가를 인사 평가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가했다.
이같이 농협금융이 잇달아 비상경영과 혁신을 천명하고 나선 것의 저조한 실적 탓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470억원에 그쳤다. 누적순익으로는 올해 중반까지 신 회장이 자신있게 강조했던 연간 1조원 목표의 30%에 그쳤다.
이에 농협금융은 그간 수차에 걸쳐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다양한 개혁과제를 내놓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달에는 자회사별 전략 상품까지 발표했지만 수익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협금융 안밖에서는 잇단 비상경영 선포에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농협은행 한 관계자는 “인사제도 개선 등은 주목할만 하지만 각종 과제가 쉼없이 쏟아지면서 조직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 허리띠 졸라매기에만 급급할 뿐‘낙하산’사외이사 정리나 정부출자 등의 문제는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