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동남아펀드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중국 증시의 부진으로 동남아시장이 투자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해외주식형 펀드 중 동남아에 투자하는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19.97%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5.16%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도 12.96%로 같은 기간 5.80%에 그친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압도했다.
개별펀드별로는 KB아세안 자(주식)A의 6개월 수익률이 19.75%로 가장 높았고 JP모간아세안자(주식)A(18.70%), 삼성아세안자 2[주식](A)(14.19%), 미래에셋아세안셀렉트Q 1(주식)종류A(13.04%)가 뒤를 이었다.
올 들어 동남아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자연히 높아졌다. 지난달 말 세계거래소연맹(WFE)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에서 현지 통화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증시는 태국 증시로 36% 증가했다. 이어 필리핀 증시의 시가총액도 30% 늘어났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증시가 재정위기로 역성장하고 있고 미국이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아시아, 특히 내수시장 위주의 동남아 증시가 돋보였다”며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했지만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동남아 시장에 자금이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내년에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무엇보다 올해 부진했던 중국 증시의 회복이 동남아펀드 수익률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증권의 오 연구위원은 “올해 중국 증시의 부진으로 동남아 시장에 자금이 몰렸다는 지적이 있지만 동남아와 중국 증시는 상호보완 관계로 봐야한다”며 “내년에 중국 시장이 회복 되더라도 동남아펀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팀장은 “지난 2년간 중국 증시의 부진으로 동남아펀드가 대안으로 지목돼 강세를 나타냈다”며 “이미 많이 올라 있는데다 동남아 지역 통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내년부터는 수익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동남아 시장의 규모가 작다 보니 상승도 빠르지만 하락도 빠를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