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비주류 측으로부터 의원직 사퇴 압박을 받는 문 전 후보는 지난 22일부터 하루나 이틀 꼴로 한 번씩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소소한 일상부터 사회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문 전 후보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눈이 많이 왔다. 이 지방에선 보기 드문 폭설”이라며 “어딜 갈까 말까, 망설임을 없애주는 기분 좋은 유폐”라고 적었다.
전날(27일) 밤엔 잇단 노동자 자살사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문 전 후보는 이날 저녁 부산 영도구의 한 장례식장을 찾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인 고 최강서씨의 유가족을 위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비대위가 출범하면 노동계, 시민사회계와 연대해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저도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좌절 때문에 상처받고 실의에 빠진 모든 분들과 위로와 희망을 나누고 싶다”(25일), “일 년 만에 돌아온 제자리
”(24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낙담하더라도 절망하지 마시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길 간절히 소망한다”(22일) 등 꾸준히 트위터를 통해 글을 올리고 있다.
문 전 후보는 지난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뒤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서울 구기동과 경남 양산의 자택을 오가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동안 의원직 사퇴 여부나 정계 은퇴 등 거취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문 전 후보가 향후 야권의 새판짜기에 조력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문 전 후보의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날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서 범친노(친노무현)계의 지지를 받은 신계륜 의원이 낙선하는 등 당내 ‘친노 견제’가 심화되고 있어 당장 전면에 나서긴 어려워 보인다. 이런 탓에 문 전 후보가 트위터를 통해 정치적 발판을 다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문 전 후보의 의원직 사퇴와 관련 “지금 휴식을 겸한 여러 고민들을 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문 전 후보의 선택과 결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대선에 모든 것을 걸고 국민 여러분의 심판을 받겠다고 했어야 맞다”며 “쉽게 말하면 차는 떠났는데 손드는 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