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실제 과거 2차전지 관련 S, G사 등 대기업들도 스미토모화학의 투자 유치를 노골적으로 바랐을 정도”라며 “이를 통해 국내 2차전지산업 경쟁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신고기준)는 전년보다 18.9% 증가한 162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는 1999년 기록했던 155억4000만 달러였다.
특히 지난해 일본기업들의 대(對) 한국투자는 전년 대비 98.4%나 급증한 45억4100만 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전체 외국인투자 규모의 28%에 달한다. 2011년만 해도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에 밀렸지만 지난해 갑자기 투자가 급증하면서 외국인투자국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단일규모(그린필드형)로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것도 일본기업이다.
일본 정유회사 JX에너지는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울산에 석유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PX)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4억2000만 달러. 이는 지난해 외국인투자 최대 규모이자 과거 사례에 비춰 봐도 수위에 꼽히는 규모다.
TOK첨단재료 역시 지난해 삼성물산(10%)과 합작, 인천 송도에 반도체·LCD용 포토레지스트 소재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올해 6월 완공한 뒤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분야에서 독점적 기술을 가진 TOK첨단재료의 투자 유치로 매년 20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일본기업들이 이처럼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우선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선정되면 법인세 감면과 함께 지자체에서 취·등록세 감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의 원화 약세 기조도 투자 매력으로 꼽혔다.
특히 2011년 관동대지진 이후 전자, 자동차 등 전통적으로 강했던 일본 최종소비재 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지 소재기업들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된 이유가 크다. 여기에 한국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삼성·LG·현대차 등 일본 소재기업들의 확실한 수요처가 있어 투자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경부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과거 일본 소재기업들은 현지 최종소비재 생산기업들과 함께 해외진출을 해왔지만 2011년 지진사태를 이후로 독립적인 해외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또한 우리 정부도 2009년부터 국내 4곳에 부품소재전용 공단을 마련하는 등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본 부품소재 기업의 대 한국투자 확대로 국내 산업 밸류체인의 취약부문인 소재분야를 보완, 전체적인 산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경부는 지난해 외국인투자금액(도착액)을 기준으로 한국은행의 산업별 고용유발계수를 적용해 추산한 결과 향후 3년 내 최대 10만여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