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을 제외하고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부행장급 고위직 가운데 유일한 여성임원인 권선주 IBK기업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은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개척해 능력을 향상하고 조직의 소통능력을 구비한다면 여성 임원으로서의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 권 부행장은 이같은 자기계발을 바탕으로 기업은행 창립 50년 만에 처음으로 배출한 여성 부행장의 영예를 안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권 부행장도 시작은 여느 행원과 같았다. 공채로 입사한 이후 지점장, 센터장, 본부장을 거치면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은 끝에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공채 출신의 여성이 부행장에 오른 경우는 전체 은행권에서 유일하다.
그간 금융권에서 여성임원이 드물었던 이유에 대해 권 부행장은“여성이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한 게 1980년대부터”라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은행권에서도 공채 여행원이 들어오기 시작해 상대적으로 인재풀이 적었던 점이 이유”라고 했다.
실제 권 부행장도 기업은행 여성 공채 1기(1978년)에 해당된다. 부행장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책을 거쳐야 하는데 기업은행만 해도 3년 전 권 부행장이 지역본부장을 할 때까지 여성 지역본부장이 손안에 꼽을 정도였을 만큼 여성에게 인색했다. 최근 들어 인식이 바뀌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여성 행원은 결혼하면 퇴사 각서를 써야 하는 등의 불이익도 있었다. 이 모두를 슬기롭게 극복한 결과 오늘에 이를수 있었던 것이다.
세월은 바뀌고 시대는 변했다. 오늘날 금융권에서 여성임원은 무궁무진한 장점을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권 부행장의 생각이다.
그는 “여성 금융인은 경청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수평적인 리더십을 통해 대인 간 소통을 원활히 해주는 장점이 있다”면서 “특히 조직을 부드럽게 아우르고 조율하는 데 탁월한 감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 여성들이 보다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업은행이 적극 추진한 근무시간 정상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앞서 7시 퇴근을 정착시키기 위해 업무용 컴퓨터의 자동종료시스템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때문에 여성 행원들의 퇴근시간이 빨라지면서 가정과 직장 업무 병행이 수월해질 수 있었다.
권 부행장은 사회인으로 진출한 두 자녀를 키워낸 어머니이기도 하다. 권 부행장은 어린이집 등 기업은행이 추진하는 여성 행원들을 위한 복지에 항상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금융권의 여성 후배들이 한층 발돋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