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현대차 미국법인(HMA)과 미국 신차가격 비교 포털 ‘켈리 블루북’ 등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쏘나타 2.0 터보 GDi’의 일부 모델은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동급 모델보다 약 110만원 더 비싸다.
쏘나타 2.0 터보 GDi의 미국 내 가격은 SE 모델이 2만4645달러, 리미티드 모델이 2만8095달러다. 원·달러 환율(1100원)을 적용할 경우 이들 모델의 가격은 각각 2710만원과 3090만원이다. 반면, 국내에 출시된 쏘나타 2.0 터보 GDi는 SE 모델과 동급인 고급형이 2890만원, 리미티드 모델과 동급인 최고급형이 2980만원이다. 최 하위 모델은 미국이 한국보다 저렴하지만, 상위 모델은 미국이 약 110만원이 더 비싼 셈이다.
미국 판매 모델과 한국 판매 모델은 일부 편의 사양이 다를 뿐, 직렬 4기통 2.0 누 엔진에 터보를 더하고, 6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갖추는 등 기본 파워트레인이 동일하다.
지난해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준중형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 현지가격은 1만6700~2만5900달러다. 이를 환산하면 1837만~2849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아반떼는 국내에서 1515만~1955만원(자동변속기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
단 아반떼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는 직렬 4기통 1.8리터 엔진을 기본 탑재하지만, 국내에서는 직분사 방식의 1.6리터 GDi 엔진을 사용해 배기량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내수용 엔진은 한층 진보한 직분사 방식을 적용, 최고 출력은 북미형 모델(148마력)에 버금가는 140마력을 기록해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미 가격 역전현상은 2011년부터 본격화됐다. 미국 현지 가격이 국내보다 비싸진 쏘나타 2.0 터보 GDi’가 출발점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꾸준한 품질향상을 바탕으로 2010년부터 추진한 제값받기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내수 가격과 미국 내 가격이 역전현상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동일 차종임에도 여전히 미국 판매가격이 한국보다 저렴한 모델도 존재한다. 북미 고급차 시장을 노린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이다. 이들은 2008 리먼쇼크 이후 현지 고급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높은 품질과 성능을 내세웠지만, 고급차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까닭에 진입 초기 높은 가격 경쟁력을 제공하는 게 불가피 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국내차 판매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미국의 가격 인상률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며“국내 자동차 소비자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제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