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대규모 노년 실업자가 사회로 쏟아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해 노인들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일자리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예고된 노동시장의 지각변동을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오히려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보험사 등 산하 계열사 내에 보유한 은퇴연구소를 통해 정부와 정책공조,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베이비부머들의 대규모 은퇴와 관련해 급부상한 은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 증권·금융기관들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전문 인력을 끌어 모아 은퇴 고객들의 금융 컨설팅을 비롯해 관련 분야의 조사·연구와 자산관리 등 효과적인 은퇴설계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은퇴연구소 컨설팅에서는 창업과 퇴직 후 인생설계 이외에 재취업 부문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생명은 이미 지난 2010년 8월 은퇴연구소를 설립하고 이듬해 2월 100여명 규모의 조직 개편을 통해 국내 최대 은퇴연구소로 거듭났다. 은퇴연구소는 연구조사팀, 퇴직연금팀 등 5개팀 외에, 학계 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10명 내외의 외부 자문위원단도 구성됐다. 이를 통해 ‘선진형 은퇴설계 모델’을 설정하고 새로운 연금상품에 대한 연구·개발 노력도 병행해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맞춤형 상담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은퇴 이후 연금생활기간의 증가에 따른 보험수요 변화에 대비해 회사의 마케팅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까지 수행함으로써 고객의 편의를 강화하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월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와 퇴직연금연구소를 ‘미래에셋은퇴연구소’로 재출범시켰다. 그 동안 양 연구소가 축적해 온 투자교육과 퇴직연금 분야의 역량과 노하우를 은퇴분야에 집중해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운용과 평안한 노후준비에 기여하기 위한 기구다.
현재 은퇴 전문 매거진인 ‘은퇴와 투자’와 글로벌 투자의 관점을 제시하는 ‘글로벌 인베스터’를 발간하고 있으며, 은퇴 관련 웹사이트 오픈과 함께 온·오프 차원에서 투자자들에게 은퇴 및 자산운용 관련 콘텐츠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노후준비와 은퇴 자산 축적을 둘러싼 주요 이슈를 분석한 ‘은퇴 리포트’를 지난달부터 발간했다.
NH농협은행도 가장 최근에 이런 움직임에 합류했다. 농협은 지난 18일 중장년층 고객의 효과적인 은퇴설계를 돕기 위해 ‘NH은퇴연구소’를 확대 개편한다고 밝혔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대내외적 시너지(동반 상승효과) 창출과 실행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신속한 업무추진을 위해 은퇴연구소장을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이 겸임 수행하도록 해 조직의 위상을 강화한 것이다. 고객 요구사항 분석 등 고유의 조사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내 전문 인력도 보강했다. 또 교육컨설팅 업무를 병행하면서 은퇴설계의 저변을 넓히는 한편 전원생활 체험여행과 같은 고객 세미나를 확대하고 전문적인 정보전달에도 힘 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