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인가가 지연되면서 주춤했던 대형 증권사들의 헤지펀드 사업이 탄력을 얻고 있다. 증권업계는 헤지펀드를 활용한 신사업을 통해 경영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벤트 드리븐 전략과 구조화 헤지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 상품 2종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상품은‘대신 밸런스 코퍼레이트 이벤트(Corporate Event)전문 사모투자신탁 제1호’와 ‘대신 밸런스 구조화 헤지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두 종류다. 그동안 출시된 롱숏전략 일색의 헤지펀드와는 차별화를 추구하며 중장기적인 수익률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용재 대신자산운용 헤지펀드 사업단장은 “이번에 출시한 헤지펀드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시장에 선보인 적 없는 차별화된 전략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이 차별화된 전략의 헤지펀드 상품으로 승부를 건다면, 현대증권과 KDB대우증권은 해외 현지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노조의 반발로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에 차질을 빚던 현대증권도 최근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완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싱가포르에 헤지펀드 전문운용사인 ‘아시아퀀트그룹’(가칭)과 자기자본운용 법인인‘카이로스 캐피탈 매니지먼트’(가칭) 두 법인의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것. 두 곳의 현지법인은 홍콩 현지법인에서 각각 400만불, 1100만불의 자본금을 수혈받아 싱가포르 현지에서 전문화된 헤지펀드 운용능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KDB대우증권은 당초‘믿음자산운용’이란 계열사를 따로 설립해 헤지펀드를 운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본인가 승인이 지연되면서 홍콩 현지법인을 활용한 시너지 찾기에 고심중이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믿음자산운용의 본인가가 지연되면서, 기존 인력들을 홍콩 현지법인에 파견해 트레이딩 업무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면서 “홍콩은 선진금융 노하우를 익힐 수 있는 기회의 시장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인가 지연으로 현재 각 증권사들은‘이대신 잇몸’을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라며 “쟁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본인가 승인이 우선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