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요직에 오른 48인 파워엘리트의 면면을 살펴본 결과다. 국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외청장 인사를 끝으로 새 정부의 주요 라인업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17개 부처 장관(후보자 포함)과 각 부처 외청장 등 내각 32명,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 12명 등 48인의 출신을 분석해보니 ‘서울·영남에서 태어난 50대 엘리트 관료’가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이끌 주역이었다.
전체적으로 ‘전문성을 살린 인사’라는 평가이지만, ‘대탕평 인사’ 약속을 지키지 않은 지역안배 무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우선 새 정부의 내각과 청와대 주요 요직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전문 관료와 학자들을 대거 발탁, 전문성에 무게를 뒀다는 점이다. 전체 48명 중 관료 출신은 21명으로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교수·연구원(12명) 출신을 합하면 전체의 70%에 달한다. 법조계 인사도 5명으로 10%나 차지했다. 반면 관료 경험이 없는 정치인과 언론인은 각각 1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기업인 출신으로는 벤처업계 대표인사인 황철주 중소기업청장이 있다. 개청이래 처음으로 외부 민간인을 청장으로 맞이한 중소기업청이다. 신임 황철주 청장은 벤처업계 대표인사다.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담겨있는 인사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 측근의 정치인은 드물었지만 ‘한번 써 본 인사’를 다시 기용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여실히 드러났다.
장관급 21명중 5명이 박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와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윤병세 외교, 류길재 통일부,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그들이다. 청와대 인사 중에선 곽상도 민정수석과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이 모두 미래연구원에서 몸담은 경험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KDI 출신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현재 KDI 원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은 2011년에는 KDI 부설 특수전문대학원인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출신 학교별로는 서울대가 15명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성균관대 출신이 7명으로 그 뒤를 이은 점이 눈에 띄었다. 다음으로 동국대·육군사관학교가 각각 3명, 영남대·연세대가 각각 2명의 순이었다. 박 대통령이 나온 서강대 출신은 1명에 불과했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형수 통계청장 등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도 여럿 포진해‘위성미(위스콘신대·성균관대·미래연구원 출신)’‘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내각이라는 신조어가 재확인됐다. 하지만 이는 ‘대통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요소라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이 평소 강조해 온 지역 탕평의 노력도 크게 약화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출신이 13명으로 전체의 30% 가량이었다. 부산경남(PK) 출신이 11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출신지이자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 지역 출신은 전체의 8명으로 16%였다. 영남 출신이 19명인 반면 호남은 7명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50대 28명, 60대 17명, 40대 3명 순으로 고령인 편이었다. 최고령자는 정홍원 국무총리·남재준 국정원장(만 69세)이었다.
첫 여성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인만큼 초대 내각에 여성을 중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성은 2명(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