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세계 최대 성장 시장인 아프리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국들이 막대한 개발원조로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일본의 아프리카 공략은 더욱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아프리카에 퍼지고 있는 반중(反中) 정서로 중국이 고전하는 틈을 타 외교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5차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향후 5년간 민·관 합계 3조2000억 엔(약 36조원) 규모의 금액을 아프리카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3조2000억 엔 가운데 정부 측에서 정부개발원조(ODA) 자금 1조4000억 엔을 지원하고 나머지 1조8000억 엔은 일본무역보험(NEXI)과 민간기업들이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지원 분야로는 사회간접자본(인프라) 정비·인재육성·보건·농업 등이며 특히 인프라 정비의 경우 아프리카 내륙과 해안을 잇는 도로와 송전망 정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일본은 또 자국기업들의 아프리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자원개발과 인프라 정비 등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출자나 대출을 보증하는 기금의 규모를 향후 5년간 5000억 엔으로 두 배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아베 이니셔티브’란 이름으로 향후 5년간 아프리카인 3만명이 일본 기업 등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세계의 아프리카에 대한 직접 투자액은 2011년 426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주요국의 ODA 금액 총합인 511억 달러의 8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일본의 아프리카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일본 기업이 공장건설 등 아프리카에 직접 투자한 자금 규모는 2011년 4억6000만 달러, 2012년 1억2000만 달러에 그쳤다. 일본의 대아프리카 수출액은 중국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중국의 아프리카 직접투자액은 2011년 31억 달러로 일본의 7배를 넘어섰다. 중국은 1960년대부터 아프리카에 대규모 원조와 투자를 단행하며 아프리카 최대의 무역 파트너가 됐다.
아베 신조 총리는 아프리카 40개국 정상과 릴레이 회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아프리카에서 굳건한 아성을 쌓은 중국에 대항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아베 총리는 특히 중국이 최근 무차별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중국인 노동자들을 우선 채용하면서 아프리카 사람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틈을 타 아프리카와 유대관계를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