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대화합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노동계와 정부, 재계의 관계는 꼬일 대로 꼬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노동계는 통상임금, 최저임금 등의 문제로 재계와 맞서고 있고,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내세운 정부와도 대립하고 있다. 노동계는 통상임금을 비롯해 최저임금제, 시간제 일자리 등의 문제를 놓고 노동자 권리를 줄곧 주장해 왔다. 민주노총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키는 소송전에 적극 나서고 있고, 지난달부터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단소송’ 신청을 받기도 했다.
노동계는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전적으로 법원 판결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노총은 논평에서 “통상임금 문제는 이미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사안”이라며 “정기상여금을 포함해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 인정되는 모든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사법부의 일관된 판단”이라고 밝혔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문제에서도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영계가 동결을 주장하자 노동계 대표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어 13일에는 경총 앞에서 최저임금 현실화 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동계는 지난 4일 정부가 ‘일자리 로드맵’을 발표하자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시간제 일자리가 질 나쁜 일자리를 양산할 것이라며 “최저임금·비정규직과 관련해 현실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계를 양분하는 민노총과 한노총의 입장에도 차이가 엿보인다. 한노총이 정부 및 경영계와의 공조를 통해 일자리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민노총은 타협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노동절 때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노총은 경총과 마라톤대회를 개최했지만 민노총은 서울역에서 거리행진과 기념대회를 열고 “박근혜 정권은 노동 배제를 넘어 노동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노년유니온, 청년유니온, 알바연대 등도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