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은 국내 대표적 수산·식품 전문 기업집단이다. 창업자인 주인용 회장(1978년 타계)이 1971년 3월 설립한 원양어업 회사 사조산업(시전사)을 모태로 성장했다. 시전사는 창립 첫해 현재의 ‘사조산업’으로 이름을 바꿨다. 1973년 본격적인 원양어업에 나서며 동원산업과 함께 참치 원양어업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사조산업은 1980년 이후부터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설하면서 몸집을 크게 불렸다.
주인용 회장이 타계한 뒤 경영권을 이은 주진우 회장은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1980년 사조냉장을 설립하고 1988년 참치캔 판매를 시작하며 참치 가공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1989년 사조개발을 설립해 건설시장도 노크했다. 1992년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 판매를 시작했으며 동아제분의 수산사업 부문도 인수했다. 2002년과 2004년에는 캐슬렉스서울, 캐슬렉스제주 등 골프장을 사들였다. M&A에 나서 2004년 신동방그룹 계열사였던 ‘해표’를 사들이고 2007년 경영권 다툼을 벌인 끝에 ‘오양수산’을 인수한 뒤 ‘사조오양’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사조그룹은 2012년말 기준 모기업인 사조산업을 비롯해 사조해표, 사조오양, 사조대림, 사조씨푸드 등 5개 상장사와 17개 비상장 계열사(국내 기준)를 거느리고 있다.
◇사조그룹 3세 경영 시동=사조그룹은 창업자 주인용 회장이 1978년 갑자기 타계한 뒤 장남 주진우 회장이 27세의 나이에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당시 사조산업은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주진우 회장은 1980년 이후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하며 회사를 국내 대표 수산식품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96년 정계에 진출한 주 회장은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부인인 윤성애씨는 문교부 장관과 서울대 총장을 지낸 윤천주씨의 딸이다. 윤대근 동부CNI 회장은 처남이다. 주 회장의 장남 지홍씨는 사조대림 기획부장에, 차남 제홍씨는 사조해표 이사로 총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조그룹의 지배구조는 주진우 회장 등 일가족이 모기업인 사조산업과 사조대림, 사조해표, 사조인터내셔널 등을 지배하고 이들 주요 계열사들이 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지주회사를 설립하지 않은 상태여서 계열사 간 출자 구조가 복잡하게 엮여 있다. 2012년말 기준 주진우 회장은 모기업 사조산업의 지분 32.94%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산업은 사조대림(35.41%), 사조해표(22.31%), 사조인터내셔널(17.46%) 등 주력 계열사의 대주주다.
사조대림은 상장사인 사조오양을 비롯해 사조씨앤씨, 사조남부햄, 사조농산 등의 대주주로 있고 사조해표는 삼아벤처, 사조바이오피드 등 신사업분야에 주로 출자하고 있다. 주 회장의 장남 지홍씨는 수산물 도매업체인 사조인터내셔널 지분 47.2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차남인 제홍씨는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구축 업체인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53.30%)다.
◇수산·식품 포트폴리오 편중…국내 계열사 실적 악화 =사조그룹의 국내 소재 22개 계열사의 2012 회계연도 기준 총매출은 2조22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14억원, 1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8.1%, 69.4%씩 감소했다. 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은 193%로 다소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사조그룹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원재료 가격이 오른 반면 제품 가격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사조그룹 계열사는 원양어업으로 잡아들인 수산물을 원재료 삼아 식품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했다. 사업이 얽혀 있어 업황 악화로 전 계열사가 동반 침체에 빠지곤 한다.
사조그룹의 계열사별 매출액 구성비를 살펴보면 사조해표가 전체 매출의 26.83%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사조산업 20.37%, 사조대림 17.39%, 사조씨푸드 12.96%, 사조오양 5.85% 등의 순으로 수산과 식품부문 계열사가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사조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살펴본 결과 주력 계열사들은 BBB~B구간에 몰려 있어 신용도는 보통을 나타냈다. 그룹 주력사인 사조산업과 사조해표는 BB+ 등급을 보였다. 사조오양과 사조인터내셔널은 각각 BBB-, 사조씨푸드는 BBB0에 포함됐다. 나이스신용정보평가는 BBB 등급에 대해 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양호하나 경제여건 및 환경악화에 따라 거래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있는 기업, BB+ 등급에 대해 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보통이며 경제여건 및 환경악화에 따라 거래안정성 저하가 우려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레저사업 부문 계열사인 캐슬렉스서울, 캐슬렉스제주도 BB0 등급을 받았다.
반면 비상장 계열사 가운데 축산 관련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C등급에 몰려 있다. 동화농산은 CCC+, 사조바이오피드는 CC+, 사조농산은 C+ 등급을 나타냈다. 나이스는 CCC 등급에 대해 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보통 이하이며 거래안정성 저하가 예상돼 주의를 요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평가는 나이스신용평가정보의 2012년 정기평가 결과다. 신용등급은 각 기업을 AAA, AA, A, BBB, BB, B, CCC, CC, C, D, R로 구분하며 재무적 신용도를 나타낸다. 또 등급 내에서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부호를 부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