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정래<사진>가 새 장편소설 ‘정글만리’를 출간했다.
신작은 지난 3월부터 이달 10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한 내용을 3권 분량에 묶은 것이다.
이 장편소설은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중국을 무대로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5개국의 비즈니스맨들이 벌이는 경제 전쟁을 그렸다.
‘정글만리’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원칙인 ‘정글’과 만리장성의 ‘만리’에서 온 것으로 중국의 현주소를 상징한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조 작가는 “중국이 2016년쯤에는 미국을 제치고 G1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 전망이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갈 길을 넓고 깊게 모색해 보자는 것이 이번 소설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급성장은) 세계적인 문제이면서 직접적으로 같이 가는 삶을 살아온 한국의 문제다. 앞으로 30년은 굉장히 중요한 새로운 국면이 될 것이고 어떻게 헤쳐나가는지가 국가의 운명과 직결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신작은 조 작가가 ‘아리랑’을 쓰기 위해 한·중 수교 전인 1980년대 취재차 만주에 갔을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왜 소련은 무너졌는데 중국은 무너지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갖고 돌아와 중국을 무대로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그 이후 중국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뤘다. 작가는 성장의 배경에 ‘중국적 사회주의’가 아닌 ‘중국적 자본주의’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체제에 일당독재가 있을 뿐이지 나머지는 중국이 더 자본주의적”이라며 “‘중국적 사회주의’를 ‘중국적 자본주의’로 바꿔 부르는 게 더 솔직하고 진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소설은 경제적 측면에서만 중국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신작을 통해 △중국 문화의 깊이 △중국 인민들의 업적 △동북공정 문제와 중국과의 관계 △한중일 관계 등을 보여 주려 했다.
중국의 문제로 작가는 당원들의 부정부패를 지적했다. 그는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다면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100년 정도는 무사히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번 소설을 통해 중국을 무대로 삼은 건 휴전선 이남에 머물러 있는 작가들의 의식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
작가는 “분단 상황에서 한국 작가들의 의식이 너무도 국한돼 있다. 우리 소설도 무대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