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수료 인하에도 수익비중은 ‘쑥’

입력 2013-07-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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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낮아 수익악화’ 금융당국 판단과 달라

금융감독당국의 수수료체계 현실화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은행권 수익성 악화 방어를 수수료 합리화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지만 수수료 인하 이후에도 은행권 수수료수익 비중이 되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낮은 수수료 탓에 은행권 수익이 줄어 들었다는 금융감독 당국의 판단과 대비되는 결과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총 영업수익에서 수수료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수료 인하가 실시된 지난 2011년 말과 지난해 말 모두 4.3%로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상으로 1억6000만원 가량 줄어들었을 뿐이다. 같은 기간 은행권 당기순익은 11조8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25.4%(3조1000억원) 급감한 반면 수수료 인하 조치에도 수수료수익은 거의 줄지 않은 셈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하나·씨티은행의 수수료 수익 비중은 2011년 말 현재 각각 3.3%. 2.4%, 1.7%에서 4.3%, 2.8%, 1.9%로 오히려 커졌고 KB국민(6.3%)·신한(5.0%)·IBK기업은행(3.6%)은 수수료수익 비중이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만이 1.9%에서 1.7%로 0.2%포인트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원가 분석을 통해 금융회사의 입장에서 수수료를 적정한 수준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보호 명분으로 중도상환수수료 차등화 및 송금수수료 인하 등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려던 기존 정책 방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전년동기와 비교해 순익 반토막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비이자수익(수수료수익·기타영업수익) 비중은 12%로 같은기간 미국(37%), 2011년 영국(53%)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하지만 이자수익에 치우진 은행권의 수익기반 다각화를 위해선 소비자에게 금융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수수료율 인상이 아닌 은행 자체의 금융거래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이미 낮아진 수수료율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신탁·유가증권, 외환, 무역금융 등에서의 운용수수료 영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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