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1일 오후 원자력발전소 1기가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돌발 정지해 전력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전력당국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긴급 수요자원시장 개설, 석탄화력발전 최대출력,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가동 등 비상수급조치를 총동원하는 중이다.
설비용량 100만㎾급인 원전 한빛 6호기는 이날 오후 2시44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으로 발전을 정지했다.
전력거래소는 오후 3시 28분 예비전력이 350만㎾ 미만으로 급강하하자 전력수급경보 2단계인 ‘관심’(예비력 300만∼400만㎾)을 발령했다. 관심 단계 경보가 발령된 것은 올 여름 들어 6월 5일과 지난 9일에 이어 세 번째다.
전력거래소는 앞서 오후 1시 33분 전력수급경보 1단계 ‘준비’(예비력 400만∼500만㎾)를 발령했다.
전력당국이 즉각 비상조치에 돌입한 결과, 오후 4시 현재 예비력은 400만㎾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절전규제(280만㎾), 산업체 조업조정(135만㎾) 외에 민간자가발전 용량을 19만㎾에서 30만㎾로 늘리고 전압조정(73만㎾)도 확대 실시했다. 오후 5시 기업체 절전규제가 종료되면 수요자원시장 개설(40만㎾), 석탄화력 최대출력(47만㎾),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가동(10만㎾) 등 추가 비상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한빛 6호기 정지와 관련해 “현재 고장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준동 에너지자원실장은 “한빛 6호기 정지의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1차 원인을 파악하는 데 2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빛 6호기는 고장난 부분을 복구해 재가동 승인을 받더라도 다시 출력을 내기까지 최소 4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빛 6호기의 발전 정지로 현재 전국 원전 23기 중 6기가 가동 중단 상태다. 한빛 6호기 외에 고리 1호기, 신고리 1·2호기, 월성 1호기, 신월성 1호기가 정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