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윤 S&P 한국기업 신용평가 팀장은 지난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제금융센터 주최 ‘S&P 초청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한국 신용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 기업신용도(공기업은 독자신용도 적용) 평균값은 2009년 ‘A-’에서 올 8월 기준 ‘BBB’ 정도로 2단계 정도 하락했으며, 앞으로 1년 동안 하향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1년간 한국 기업의 등급 하향 및 부정적 전망이 증가 추세라는 것. 또 대다수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인 것은 작년, 재작년에 등급 조정을 했기 때문이지 실제로 안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한 팀장은 강조했다.
그 주된 원인은 한국 기업이 3가지 위험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수요 정체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2012년 기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을 보면 삼성전자 14%, 현대자동차 19%, 포스코 8%, LG화학 42%로 상당하다.
두 번째 위험요인은 엔화 약세다. 일본 엔화의 가치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미 달러 및 원화와 비교해 약 30% 절하됐다. 이는 일본 기업과 경합도가 높은 한국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현대자동차의 EBITDA 마진(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매출액)은 2009년 3분기부터 토요타를 항상 앞섰다. 그러나 지난 1분기 토요타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EBITDA 마진이 7.7%에서 13.9%로 급증, 현대차를 처음 추월했다. 2분기에도 토요타(15.2%)는 현대자동차(13.2%)를 앞질렀다.
마지막 위험요인으로는 국내 소비 감소가 꼽혔다. 국내 소비침체의 장기화 및 건설·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로 인해 유통, 건설 및 관련 자재(철강·화학·시멘트) 기업의 수익성에 지속적 압박이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서 S&P는 지난 4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BB+’, 5월 이마트를 ‘BBB+’로 한 단계씩 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