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부동산, 복지, 경제 활성화 문제 등 산적한 민생 법안을 외면하고 있다는 데 국민 56%가 동의할 정도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상태다. 이투데이가 창간 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치권의 민생 외면에 대한 국민 여론과 관련해 ‘조금 동의’는 33%로 나타났으며 ‘조금 그렇지 않다’ 6%, ‘그렇지 않다’ 4%, ‘기타’ 1% 순이었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를, 민주당은 ‘경제민주화’를 내세우고 있어 분야별 현안에 대한 시각차가 확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세법개정안,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기초노령연금 개정안, 무상보육 재원 마련 등 민생법안 처리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관련해선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 보존 법안과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전·월세 상한제 법안 등의 발이 묶였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외국인투자 촉진법안과 서비스산업 활성화법 등이 공전하고 있다.
취임 6개월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도 ‘소통부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근혜 정부의 소통부재를 묻는 질문에 ‘동의’는 44%, ‘조금 동의’ 29%, ‘조금 그렇지 않다’ 18%, ‘그렇지 않다’ 9%로 나타났다. 이는 취임 6개월 동안 끊임없이 지적된 ‘수첩 인사’ ‘나 홀로 인사’가 인사 검증 시스템 미비와 결합되면서 인사 파동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야당과 대립각을 세웠고, 현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경제 활성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법안들이 야당의 반발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집권 6개월 동안 창조경제와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핵심 정책들에 매달리고 있지만 아직 손에 잡히는 로드맵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면 박 대통령의 원칙을 중시한 리더십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대북기조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9월 정기국회가 문을 연 지 한달 만에 정상 가동됐지만, 정치현안과 민생법안을 놓고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2일 열린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회담에서 새누리당은 ‘민생현안 처리’를,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개혁을 필두로 한 민주주의 회복’을 내세웠다. 이와 관련, 여야는 30일부터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안에 대해 별도의 특위를 설치해 국회에서 개혁안을 성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개혁안을 제출하면 국회 정보위 산하 기구에서 심의해 보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기초노령 연금 등 복지공약 축소에 따른 여야 입장 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치권의 대치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