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했고, 실적은 화답하기 시작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LG패션의 3분기 매출액이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4분기에는 개선 폭이 더욱 커져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LG패션의 3분기 매출액이 2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4530억원, 52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1.6%, 17.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역시 3분기 매출액은 4% 증가한 2797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 수준으로 흑자를 달성하고, 4분기에는 4220억원, 510억원으로 각각 4.6%, 12.2% 신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호실적에 대해 증권가는 구 회장이 일궈낸 체질 개선 덕분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교보증권 측은 “비효율 매장 구조조정을 통해 재고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매출 성장을 일궈낸 것”이라며 “LG패션은 패션업 불황기에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구사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2006년 말 6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LG패션의 매출을 5년 만에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또 라푸마의 도입과 여성복 사업 강화를 통해 LG패션을 종합 패션기업으로 변모시켰다.
더불어 빠른 효율화 작업을 병행했다. 지난 2009년 스위스스포츠와 독점계약을 맺고 사업을 확장시켜온 인터스포츠의 경우 구로점, 문정점에 이어 올해 청주점과 대전점을 폐점했다. TNGT 여의도점의 문도 닫는 등 가두점 위주로 전개했던 브랜드의 비효율 매장도 지속적으로 정리했다. 중국에서도 공격적으로 외형 확장에 주력했지만 적자 상태가 지속되면서 작년부터 비효율 매장을 대거 폐점하기 시작했다.
LG패션 관계자는 “비효율 매장 정리는 유통 효율성을 높이는 활동의 일환”이라며 “폐점한 곳에 새로운 브랜드가 입점하는 등의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내실경영에 집중하면서 수입 패션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브랜드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당장의 매출보다는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얼마 전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를 들여오면서 최근 3년간 국내 영업권 계약을 맺은 브랜드는 10여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