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아시아의 인터넷 높은 보급률과 세상이 계속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성공할 수 있었다. 다른 문화권에서도 제2의 싸이가 배출될 수 있으며,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건 재능있는 자를 발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유기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30일 서울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 할레에서 진행된 ‘빅텐트 서울 2013’에 참석, 한국문화와 인터넷에 대한 대담을 펼쳤다.
슈미트 회장은 “한글의 중요한 점은 28개의 문자로 돼 타이핑이 빨라 한국을 디지털 리더로 만들었다”면서 “구글이 한국 현지 문화를 활성화 시키고 많은 국가들이 한글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과 구글의 파트너 관계를 언급하며 “안드로이드가 휴대폰 운영체제(OS)1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부분 한국의 삼성과 LG와의 협력관계 때문”이라며 “이 외에도 엔지니어링 및 유튜브 등 구글과 관련해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회장으로서 한국에서 인터넷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실제로 세계 전체 인구는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기본적으로 염두해 둬야 한다”면서 “인터넷을 통해 큰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을 실천하는 많은 기업가들이 배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슈미트 회장은 “실리콘 밸리와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까지 계급적이며 중앙집중식으로 계획이 진행된다”면서 “여성의 사회 참여를 높이는 등 모든 것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조 경제’실현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구글의 유튜브를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18억뷰를 발생시켰고 미국인들은 이제 한국의 콘텐츠를 떠올릴때 싸이를 떠올리게 됐다.
5년 전 맥킨지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 글로벌 슈퍼스타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던 슈미트 회장은 “앞으로는 실질적으로 더욱 스마트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것이다”며 “제2의 싸이 탄생을 위해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어야 하며 재능을 빨리 발견해 조기 투자할 수 있도록 ‘인재’에 집중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글로벌로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게임 산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셧다운제가 있긴 하지만 유저들은 글로벌한 게임들을 24시간 플레이 한다”면서 “이 환경에서 업계가 성숙하고 있고 더 많은 다중 플레이 게임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기에 창의력을 꽃 피우기 위해서 정부는 산업을 그냥 둬야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산업은 자연스럽게 부흥할 것”소견을 밝혔다.
한편 슈미트 회장은 지난 1월 딸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인터넷을 개방시켜달라고 정부에 말하기 위해 북한에 갔었다”면서 “북한은 기아를 거듭하면서도 정권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고 정부 입장에서도 적어도 정보에 대한 접근은 열어야 하지 않을가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이미 통일이 기정사실화 돼있다고 밝혔다. 남한의 인도주의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대화의 창을 열어 소통하는게 필요하다”고 조심스레 통일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이날 구글 코리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세계 속 한국문화 융성' 협력 확대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양 기관은 2014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립한글박물관에 한글 체험 및 교육 컨텐츠 제작을 지원키로 했다. 또 '구글 문화연구원'을 통해 한국문화 홍보를 강화하고, 컨텐츠 창작자 지원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