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를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외투법)를 위한 국회 공청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5일 외투법에 대한 본격적인 법안심사에 앞서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들 의견을 수렴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설립하려면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투법은 손자회사가 외국인과 합작할 경우에는 지분의 50%만 가지고도 증손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토록 하고 있다.
찬성 토론에 나선 장윤종 산업연구원 박사는 “외국인 투자는 공정거래법에서 규제하려는 재벌의 문어발 확장과 무관한데 외국인 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영향이 외국인 투자에 미쳐 자칫 한국산업의 발전과 대중국 대응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면서 “SK와 GS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놓치면 국가적으로도 투자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GS의 손자회사인 GS칼텍스는 일본 쇼와셀과 1조원을 공동 투자해 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공정거래법으로 인해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 SK㈜ 손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SK루브리컨츠 등도 일본 기업과 추진하던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GS나 SK의 손자회사들이 외국인과 합작법인 설립을 시도할 때는 현행법에 저촉된다는 것을 명백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사후 로비를 통해 합법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인과 합작법인 설립이 필요하다면 중간지주회사가 합작 주체로 나서면 된다”며 “외촉법에서 외국인과의 합작법인 설립에만 예외를 인정한다면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되고 결국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대안으로 현행법을 유지하되 합작사업의 내용이 손자회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등 일부 조건을 충족할 때 지분율 50% 이상의 국내외 합작 증손회사의 소유를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2007년 이뤄진 SK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은 지배주주인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는 계열사가 2007년 57개에서 지난해 94개로 늘었다”면서 “특정 회사를 위한 법률 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투법에 통과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정부는 그간 외투법이 통과될 경우 1만40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해왔으나, 야당에선 ‘일자리 뻥튀기’라고 반박했다.
산업위 소속 민주당 전순옥 의원은 “정치산업인 정유화학 업종의 특성상 ‘공장 1만평 당 가동 인원은 1명으로, 합작공장 50만평이 설립돼도 실제 채용규모는 50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