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부(69·사진) 다이소 회장이 고민에 휩싸였다. 골목상권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사업 확장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상생협력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상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박 회장은 모든 물건을 100엔에 판매하는 일본 생활용품 판매숍 다이소를 방문한 뒤,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고 1992년 아성산업(현 다이소아성산업)을 세웠다. 1997년 서울 천호동에 ‘아스코이븐플라자’를 매장을 열고, 한국다이소의 시작을 알려졌다. 그러다 100호점을 낸 2001년, 일본 다이소산업으로부터 자본출자를 받고 브랜드명을 다이소로 바꿨다. 지금은 3만여종이 넘는 생활용품을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 가격에 판매한다. 이 가운데 절반이 1000원 이하 제품. 싼 가격과 제품의 품질을 무기로 급성장해 현재 매장은 930여개로 늘어났고, 작년 매출액은 7575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고속 질주하던 다이소가 위기를 맞았다. 최근 경기도 안양중앙시장·광명시장, 서울 창동시장·정릉시장·대방시장과 그 인근 상인들이 다이소 신규 매장을 상대로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을 신청한 것.
다이소 측은 “정릉시장 상인들과 영업 노하우 및 제품 지원, 일부 제품 판매중단 등을 협의하고 사업조정이 끝났다”며 “최근에는 상인들이 김치통 250개 지원 요청이 들어와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방남부점은 아직 사업조정 중이다. 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서 대방동 상인들과 만났지만, 합의가 되지 않아 오는 12월 8일경 다시 만나기로 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영업시간 2시간 단축 및 라면·머그컵 등 일부 제품 판매중단, 물품 지원, 영업 노하우 전달 등에 대해 합의했다”며 “그러나 문구 및 식품 판매중단 등의 요구는 더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잇따른 상인들의 반발로 내년 매장 1000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박 회장의 비전 달성은 난관에 부딪혔다. 또 가맹점보다 직영점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던 박 회장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다이소 관계자는 “가맹사업은 개인사업인 만큼 규제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의 사업확장은 가맹사업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 다이소는 이익률은 낮더라도 균일가를 유지할 방침이다. 실제로 다이소는 연 평균 매출 신장률 30%대의 고속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1%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