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 제조업 지표 호조로 큰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전 거래일보다 4.0원 오른 1061.2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2.3원 오른 1059.5원에 출발했다.
이는 미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웃돌자 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를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2일 현지시각 11월 제조업지수가 57.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56.4와 시장의 예상치 55.0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지난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이 마감장에서 상승폭을 확대한 것은 이날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21.42포인트(1.05%) 내린 2009.36에 거래를 종료했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원·달러 환율 상단을 제한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 테이퍼링 이슈에서 중요한 지표는 제조업, 고용, 소비 지표 순”이라며 “제조업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넘어섬에 따라 6일 발표될 미 11월 고용지표 발표에 대한 경계감을 키우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060원대 초반에서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엔·달러 환율은 103엔을 넘어서 5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오후 2시36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3엔 오른 103.25엔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엔·달러 환율은 103.38엔까지 올라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엔저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최근 물가 2% 상승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하면 추가 금융완화를 시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추가 양적완화 전망이 퍼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39분 현재 1026.81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엔 재정 환율은 지난달 28일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00엔당 1030원대에 진입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개 투자은행(IB)의 내년 3분기 원·엔 환율 예측치는 평균 100엔당 996.0원까지 하락한다.
엔화 약세 현상이 장기간 계속되면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