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흥행 전선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당초 예비입찰 때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 기업은행 등 거물급 인수 희망자가 몰리면서 관심이 고조됐지만 막상 본입찰에는‘김빠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인수합병(M&A)시장에 쏟아진 우량 매물들로 인해 우리금융 민영화의 열기가 반감되면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목표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자회사중 우리아비바생명을 단독으로 인수하려 했던 미국계 에이스생명보험과 사모펀드 JC플라워 등 후보 3곳이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이들은 실사 과정에서 순자산가치, 보유계약가치, 신계약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마이너스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자산운용, 생명보험, 저축은행과 묶어 매각하되,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자산운용에 대해선 개별 입찰을 허용했다.
특히 우리파이낸셜의 강력한 인수 후보였던 메리츠금융은 최근 LIG손보 인수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그나마 본입찰에 참여한 KB금융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신증권 역시 대외적으로 우리F&I 매입에 집중한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어느 쪽도 최적의 후보가 아닌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오는 16일과 23일 본입찰을 마감하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와 지방은행 매각작업에도 복병이 적지 않다. 우리금융 6개 계열사에 대해 인수 희망을 밝힌 KB금융이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로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방은행 매각에도 안개가 겉치지 않고 있다. 당장 연말까지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세금 소급 문제 등의 발생을 막을 수 있지만, 현재 개정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한편 금융권에선 동양증권, LIG손해보험 등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한 매물들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우리금융 계열사들의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장에선 동양증권과 LIG손보의 몸값이 각각 2000억원, 4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해 우리금융 계열사 매물보다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