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우리가 미국 또는 이스라엘의 창조경제를 추구하는 탓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경제 여건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창조경제의 실질적 결과물을 얻기 위해선 이들과 다른 우리 문화와 정서에 맞는 우리만의 창조경제가 필요하다.
현대그룹 창업자 고(故) 정주영 회장은 전형적 ‘한국식 리더’다. 초등학교 졸업자이지만 누구도 그의 학력을 문제 삼지 못한다. 사람들을 고용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청년시절 정주영은 그들보다 더 많이 알고자 했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얻은 경험은 무시 못할 지식이자 리더십의 밑거름이 됐다. 현대건설 시절 그 어떤 건설 인부도 정 회장보다 시멘트 반죽을 잘 만들지 못했다. 지식이 아닌 경험으로 사람들을 지휘했고, 모두가 그를 따랐다.
불가능이라고 여겼던 경부고속도로 공사를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경험과 리더십이 바탕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 회장의 이런 긍정 마인드와 책임감을 높이 샀다. 결국 현대그룹은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정 회장의 이러한 추진력이 바로 한국의 힘이고 브랜드 파워다.
현 정부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한국식 브랜드 파워를 무시한 채 모험을 부추긴다. 사람들의 생각인 창조적 마인드를 강요한다. 이러한 강요 정책은 교육과정의 폐해 탓이다. 우리 교육과정은 전형적인 일본식 교육과정을 답습하고 있다. 필기와 암기를 중시하는 일본식 교육과정은 21세기에 맞지 않는다. 때문에 일본과 한국 모두 세계시장에서 애를 먹고 있다.
‘창조정신’을 정치적으로 풀어 내려 하는 것도 오류다. 대부분 청년들은 창업보다 취업 마인드가 강하다. 이런 상황에 창업만 강요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업들이 인재를 고용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더 절실하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창업자 헨리 포드는 남들이 더 빠른 마차를 찾을 때 자동차의 대량생산을 생각해냈다. 점진적 개선이 아닌 파괴적 창조를 택했고 이것이 세상을 바꿨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파괴적 창조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그 창조 아래 또 다른 창조가 등장한다.
중요한 것은 창조경제가 아니라 창조경제의 밑거림이 될 한국식 리더십이다. 창조는 IT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이 식품이나 물건일 수 있다. 나아가 하나의 방법이나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미국, 이스라엘이 아닌 한국식 창조경제 창달을 위해 부지런히 애쓸 때다. 손으로 문제를 풀고 필기하고 공부하는 문화가 아닌, 발로 뛰고 생각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눈으로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 창조경제의 밑거름이다. 한국식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한국식 리더십과 창조적 생각을 융합해 강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