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기가 많은 해안지역에서 자라는 염생식물은 잡초 같은 외견 때문에 쓸모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식용이나 약용, 관상용으로 이용가치가 높은 소중한 자원이다. 생초는 물론이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돼서 사용된다. 염생식물의 대표 격인 퉁퉁마디(일명 함초)는 함초소금, 함초분말, 함초된장 등 자연식품으로 이용되고 있고, 농가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퉁퉁마디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안정적인 생산기반과 함께 품질향상이 이뤄져야 한다. 국립식량과학원이 추진한 본 ‘염생식물 안정생산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이런 목적을 갖고 시작되었다. 효율적인 방제기술과 적정 재배기술로 생산안정과 품질향상을 이뤄 농가의 소득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다.
갈수록 수요가 커지는 염생식물
퉁퉁마디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재배 시 약점도 하나 가지고 있다. ‘퉁퉁마디뿔나방’에 매우 취약하다. 퉁퉁마디뿔나방은 퉁퉁마디의 마디를 갉아먹어 고사시키거나 상품성을 떨어트린다. 심한 경우 생산량의 40% 이상을 쓸모없게 만든 예도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퉁퉁마디뿔나방을 막지 않고서는 안정적인 생산이나 품질향상을 이룰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진은 종합적인 방제기술을 연구했다. 그 결과 농가 현장에 적용시킬 효율적인 방제기술을 개발했다. 우선 3월경 밭 내부와 주변에 말라죽은 퉁퉁마디를 제거한다. 그 다음 유충 발생이 많은 5~8월에 친환경자재를 3회 살포한다. 측면에 방충망을 설치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성충을 차단하고, 내부는 대량유살용 페로몬트랩으로 성충을 잡으면 90% 이상 방제가 가능하다.
현장접목 연구사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다. 기존의 노지재배와 함께 하우스재배를 병행하면 생산량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연중 생산 가능한 기술 보급
하우스재배는 농가소득 향상을 이루는 재배방법으로 현장에 적용되었다. 퉁퉁마디는 그동안 바닷물이 들어오는 갯벌에서 4월에 발아해 8월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에만 재배가 가능했고, 소득도 한정적이었다. 하우스재배를 실시하면 1월에 파종해 11월까지, 한 겨울을 제외하고는 연중 생산할 수 있다.
여름에 비해 햇빛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기간에는 LED 조명장치를 설치했다. 해가 질 무렵부터 2시간 정도 LED를 틀어주면 퉁퉁마디 생육에 도움이 된다. 국립식량과학원 최만영 연구관은 “하우스 재배기술은 농가의 소득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재배기술”이라고 말한다.
전남 신안지역은 퉁퉁마디 주산지 중에서 재배기술과 생산 환경이 가장 잘 갖춰져 있는 곳이다. 주로 폐염전을 재배지로 활용하는 이곳은 퉁퉁마디 가공산업 육성지역으로 조성되어 있다. 연구진은 이곳의 대상농가에게 현장접목 기술 보급과 함께 비닐하우스, 방충막, LED 등을 지원했다.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김상석 농가는 퉁퉁마디뿔나방의 최적 방제 시기와 방제방법 등을 현장에 적용시켰다. 특히 사전과 사후로 나누어 피해를 최소화했다. 퉁퉁마디뿔나방의 생태적 특성을 분석해 산란잔재물을 제거하는 사전 방제기술 적용에 많은 힘을 쏟았다. 사후 방제기술로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유기물을 활용했다. 생산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병해충을 막기 위해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과 끊임없이 연구하고 해결했다.
김상석 농가는 기존의 노지재배와 함께 하우스재배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했다. 하우스재배는 병충해 방제와 고품질 제품생산에 효율적인 방법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해 안정적인 물량확보에 큰 보탬이 되었다. 그는 “친환경 제품 생산에 재배기술을 집중하고 있다”며 “주변 농가들과 더 나은 기술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고정비용 지출 최소화, 70% 이상 생산성 향상
본 연구사업이 보급한 기술로 퉁퉁마디뿔나방을 방제하면 90% 이상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더욱이 병해충 관리비와 같은 고정비용을 줄여 70%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생산성이 회복되고 품질이 향상되고 농가소득 규모도 여기에 맞춰 확대가 가능하다.
하우스재배의 성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적기에 병충해를 방제할 수 있고, 연중 2~3회 수확이 가능하다. 이른 봄과 늦은 가을에도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은 생산량 증가와 소득증대를 의미한다. 고품질 재배환경이 조성되어 중장기적으로 제품판매 증가와 경쟁력 확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닐하우스 재배로 기존 대비 20% 이상의 농가소득 향상이 기대된다.
농가 5곳으로 구성된 천사섬함초영농조합은 신안지역 퉁퉁마디 생산과 가공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2012년 농어촌산업박람회에서 천사섬함초(함초액, 함초소금)이 우수상품으로, 2013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가 선정한 농어촌기업에 선정되었다. 김상석 대표가 본 연구사업을 추진함하면서 재배기술을 바꾼 결과였다.
생산농가들의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퉁퉁마디를 생산하고 있는 김상석 농가는 다른 농가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 그동안 무농약으로 재배하던 김상석 농가는 현장접목 기술로 더욱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상품화 비율을 높이면 훌륭한 고소득 자물
모든 걸림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적용된 기술을 통해 상품화 비율을 높이고 상품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는 다른 건강식품을 찾기 마련이다. 다양한 상품을 더 많이 공급해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
퉁퉁마디의 함유 성분은 다양하고 뛰어나다. 칼슘은 우유의 5배, 칼륨은 7배, 철분은 김의 10배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성분의 특성상 고른 연령층이 소비하는 건강식품으로 인식을 굳혔다.
이제 퉁퉁마디 시장을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는 마케팅전략도 필요하다. 지금처럼 온라인을 통한 판매 위주로는 한계가 있다. 생산농가와 가공업체, 지역이 하나 되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판매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염생식물 안정생산 및 품질향상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식량과학원 최만영 연구관(063-840-2282)에게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