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는 2013년 올 한해 분명히 발전했다. 올 한해 한국영화의 가장 큰 성과는 관객과의 교감이었다. 한국영화는 2년 연속 관객 1억명 돌파를 달성했고, 연도별 흥행 TOP10에 8개의 작품을 올려놓으며 한해 최다 관객 수 기록마저 경신했다.
이 같은 성과는 다양성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청신호를 밝힌다. 과거 몇 개의 작품이 흥행을 주도한 것에 반해 올해에는 ‘7번방의 선물(1281만)’, ‘설국열차(934만)’, ‘관상(913만)’, ‘베를린’(716만), ‘은밀하게 위대하게(695만)’, ‘숨바꼭질(560만)’ 등 다수의 흥행작이 협심하여 한국영화의 흥행을 이끌었다. 멀티캐스팅에 따른 배우들의 활약도 관객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송강호, 설경구, 황정민 등 흥행보증수표들이 다수의 작품에서 탄탄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동시에 김수현, 이종석, 조정석, 손현주, 이정재, 한효주 등이 스크린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멀티캐스팅 영화가 많아졌고, 장르가 다양해졌다. 폭이 넓어졌다는 것은 한국영화가 다양성을 갖춘 것으로 관객에게 비춰졌다. (한국영화의) 호황이라는 것이 단순히 숫자에 국한되기보다 전 세대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행운이다”고 분석했다.
중저예산 영화와 신인감독들의 선전도 올 한해 한국영화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7번방의 선물’,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등은 평균제작비 50~60억원을 훨씬 밑도는 25~40억원대의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이들 영화는 제작비의 10~26배에 달하는 엄청난 매출액을 기록하며 실질적 수익 면에서 대작들을 압도했다. 영화 ‘공범’의 국동석 감독,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 ‘감시자들’ 조의석·김병서 감독,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등은 신인감독으로 영화의 흥행을 이끌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결산한 결과 약 50여 명의 신인감독들이 등장했다. 재능 있는 감독의 출현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제작사에 휘둘릴 가능성이 많아 감독의 역량이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7번방의 선물’ 갈소원(7), ‘소원’ 이레(7), ‘집으로 가는 길’ 강지우(5) 등 아역배우들의 약진도 한국영화의 다양성에 일조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생성했다. 과거 아역들이 회상신 등을 통해 잠깐 나온 것에 반해 이들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하며 흥행을 이끌었다. 갈소원과 이레는 대종상영화제 등 각 시상식에 신인여우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관객 분포면에서는 10대 관객의 증가와 1인 관객의 증가를 엿볼 수 있다. 맥스무비에 따르면 10대 관객은 전년 대비 1.3배 증가했고, 1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하면 6.3배 증가했다. 10대 관객이 주로 찾은 영화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노브레싱’, ‘열한시’, ‘소원’, ‘컨저링’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맥스무비 김형호 실장은 “10대 관객이 타연령층에 비해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대 스타 배우들의 티켓파워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CGV 김대희 과장은 “좀비,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10대 관객의 극장행을 유도했다. 또 1인 관객이 늘었다는 점이 작년에 비해 색다른 점이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