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브라질 국채가 10% 이상의 고금리와 비과세 혜택으로 슈퍼리치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지만 금리 상승과 헤알화 약세에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브라질 국채(9년 만기)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률이 30%를 넘어섰다.
지난 5월 당시 550원 수준이던 헤알화당 원화가 이달 10일 현재까지 443원까지 떨어지면서 헤알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브라질 중앙은행은 헤알화 가치 안정을 위해 지난 8월부터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헤알화당 미국 달러화 대비해서는 지난 2008년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2.358헤알에 마감됐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에 31.3% 하락한 이후 최대폭이다.
헤알화 가치는 2011년 12.15%, 2012년 9.61%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브라질 금리 상승도 이어졌다. 10년채 금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 후 12~13%를 유지해 발표 전 금리인 11~12%의 금리와 비교했을 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금리가 9%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 4%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이에 채권 가격은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최근 브라질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S&P의 조이딥 무커지 국가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오는 10월 브라질 대통령 선거 이전에라도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갈수록 악화하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브라질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60%에서 올해는 6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는 브라질 채권이 헤알화 약세와 금리 상승으로 20~30%대의 마이너스 중도평가 손해를 보고 있다”며 “채권투자 자체가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고 일년에 두 번 10% 이상의 쿠폰을 따로 받기 때문에 만기까지 가져가면 원금 손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사도 “브라질 환율, 금리 상승 등으로 다소 수익률이 하락한 고객들이 많다”면서도 “브라질 월드컵 등 경제 활성화 이슈와 고금리 쿠폰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